주총 승리로 아버지 '손가락경영'과 결별한 신동빈 회장

오승주 기자
2015.08.17 14:40

인치(人治) 대신 '법치(法治)'에 주주들도 호응…신동빈 '롯데 후계자' 천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2번째)이 17일 일본 도쿄 데이고쿠호텔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마친 뒤 침묵한 채 서둘러 호텔을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박진영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선을 긋고 '독자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법과 원칙'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손가락 경영'으로 각인된 아버지의 후광을 벗고 '한일 롯데의 원톱'임을 선언했다는 평가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법과 원칙'이 수차례 강조됐다. 신 회장은 주총 직후 배포된 발표문에서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 한다"며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준법경영을 중시해 왔고 임원들의 취임과 해임도 이사회,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해 왔다"고 밝혔다.

경영 전반을 감시·감독할 사외이사 선임도 "사사키 토모코의 사외이사 취임을 계기로 열린 경영을 한층 가속해 나갈 것"이라며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및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고 철저히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도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이후 공개한 발표문에서 '법과 원칙'에 힘을 실었다. 당초 알려진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개선'이었지만 실제 제시된 것은 '사외이사 선임'과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방침 재확인'의 2가지였다.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제2호 안건(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방침 재확인)을 찬성하면서 "주주총회는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 높은 컴플라이언스(내부검증) 경영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발표했다.

발표문은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와 함께 '법과 원칙' 경영에도 동의,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 방식의 '손가락 경영'을 탈피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한 셈이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 후광에서 벗어나 한일 롯데의 '원톱'을 위한 '독자경영' 발판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다.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에서 신 회장이 약속한 호텔롯데 상장 등을 비롯한 한국롯데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 등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치없이 실행하고, 한일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주주들이 공식화했다는 것이 재계의 반응이다.

재계 관계자는 "30여분 만에 잡음없이 주주총회가 끝났다는 것은 신 회장에 대한 지지와 철저한 준비없이는 이뤄지기 힘든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후계자가 신동빈 회장으로 공식화됐다는 점도 의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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