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빈 수레만 요란"

김소연 기자
2015.10.01 16:37

롯데·신세계百, 첫날 인파에 매출도 好好…고객 반응은 '시큰둥' 흥행 지속 미지수

1일 오전 11시 찾은 롯데백화점 본점 주차장. 차들이 꽉 들어차 있다.

1일 오전 11시,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롯데백화점 본점 주차장 입구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백화점 내부매장도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즐기려는 고객들이 모여 북새통이었다.

1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본점 주차장 앞. 차들이 줄지어 있다.

정부가 내수경기 부양을 목표로 실시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추석 후 여유가 생긴 고객들은 때마침 진행되는 세일을 놓치지 않으려 백화점으로 모여들었다. 특가아이템이 총 망라된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은 중국인 관광객과 내국인까지 어울려 장터를 방불케 했다.

한 매장 직원은 "오늘 한국인, 중국인 다 많다"며 "7층 신발매장 층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을 처음 본다"고 말했다. 서울 충정로에 사는 김건섭씨(68)도 "몬츄라 다운점퍼를 작년에 70만원 가까이 샀는데 지금 40만원대에 판다"며 "몬츄라가 원래 세일 안하는 브랜드인데 이월상품이라고 세일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 기준 9층 행사장에만 5000여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지난달 25일 가을정기세일 첫날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오후 2시30분 기준 매출도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40% 신장됐다.

오후 12시30분쯤 찾은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0층 아웃도어 행사장에는 사람이 북적였다. 이선미 아웃도어 판매책임자는 "이 정도 인파면 평소보다 손님이 5배는 많은 것"이라며 "특히 매니저 추천상품이 잘 나간다"고 귀띔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본점 행사장에는 약 3000명이 찾았고 매출 목표 대비 220%를 달성했다.

그러나 백화점을 찾은 이들 대부분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80% 세일한다고 해서 왔는데 막상 오니 40~50% 수준"이라며 "원래 이 기간이 세일기간이기도 해서 평소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선희씨(50대 중반)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언론에서 얘기해서 와봤는데 특별한 것이 없다"며 "물건 가짓수나 수량은 많지만 살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세일 제대로 하긴 하는 거야?"라며 불만 섞인 말투로 이야기하는 직장인 남성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행사장을 찾은 주용민씨(60)씨도 "아웃도어 행사한다고 해서 좋은 물건 빠질까봐 방학동에서 첫날 일찍 왔다"며 "아직 크게 싼 건 모르겠고 더 봐야겠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에서 직접 요리시연까지 하며 판매하는 해피콜 점보그릴양면팬(30cm)은 행사가 4만7000원이었지만 인터넷 최저가는 3만8000원으로 더 저렴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맞물려 진행되는 외국인 대상의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친구와 둘이서 한국을 찾은 판팅씨(27)는 "세일하는지 모르고 그냥 쇼핑하러 왔다"며 "롯데백화점과 면세점은 한국 방문시 들러야할 필수코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절강성에서 온 20대 중국여성 역시 "세일 소식은 못 들었다"며 "면세점 들르러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9층 화장품 매장 직원은 "국경절인데도 오늘은 중국인보다 한국인이 '블프' 소식을 듣고 더 많이 왔다"고 전했다.

한계점은 또 있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참여업체 중 백화점을 제외한 편의점이나 외식업체는 홍보가 잘 안돼 찾는 손님도 적었다. 명동 세븐일레븐은 일부 초콜릿 등만 '1+1' 행사를 진행했고 빕스 명동중앙점은 안내문은커녕, 직원조차 '블프' 행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빕스는 스테이크품목에 대해 15%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빕스에서 점심을 마친 김영임씨(48)는 "빕스 할인품목이 있었냐"고 되물으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래서 언니랑 나왔는데 행사장 행사야 항상 하는 거고 홍보만 크게 했지, 정기세일만도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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