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티몬 슈퍼마트 '24시간이 모자라'

조철희 기자
2015.10.29 03:24

송파 장지동 티몬 물류센터 현장, 고객 대신 생필품 장봐주는 시스템…라면은 하루에 수천 박스 나가기도

티몬 슈퍼마트에서 상품 구매 시 전담 택배기사를 통해 익일 이내 배송받을 수 있는 '슈퍼배송'. 현재 송파, 강남, 서초 등 3개구에서 운용되나 연말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서울복합물류단지 티몬 물류센터 적하장. 생필품 전문 쇼핑몰 슈퍼마트의 '슈퍼배송'을 위한 1톤 탑차 10여 대가 고객들이 주문한 갖가지 상품들을 싣고 줄지어 달려나갔다.

오전 9시30분, 물류센터 사무실. 고객들의 주문 내역이 담긴 출고 운송장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묶음배송으로 2만원이 넘으면 배송비가 무료였지만 달랑 750원짜리 건전지나 5500원짜리 화장지를 주문한 운송장도 보였다.

한 물류센터 직원은 "배송비 2000원이 들더라도 상품값이 시중가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소량으로 주문하는 고객이 있다"며 "할인쿠폰만 잘 활용해도 배송비는 충분히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익을 적게 보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의 위력이었다.

티몬 물류창고는 대형마트를 매우 크게 확장한 듯한 모습이었다. 피킹 직원들은 고객들의 주문 상품을 차례로 찾아 박스에 담는다. 마치 대신 장을 봐주는 '쇼핑 아바타' 같다.

◇현대인을 위한 생필품 쇼핑 아바타=지난 6월부터 운영된 티몬 슈퍼마트는 온라인 최저가를 내세워 단기간에 많은 소비자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티몬은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들로 직매입 전담팀을 꾸려 매주 전수 조사 실시, 제조사와의 직접 협상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례로 티몬 슈퍼마트에서 CJ햇반(210gX3입)은 2500원으로 강남 대형마트 매장 판매가 3980원보다 1500원 가량 저렴하다. 얼큰한너구리(120gX5입)도 2950원으로 대형마트(3440원)보다 500원 싸고, 케라시스퍼퓸샴푸(블루밍 600ml)와 리스테린쿨민트(250ml)는 2배 이상 싸다.

오전 10시, 3만6400m²(1만1000평) 규모의 물류창고. 100여 명의 일꾼들이 오전 조회를 마치고 각자 맡은 역할을 찾아 바삐 흩어졌다. 물류센터에는 하루 평균 약 400명의 인력이 가동된다.

전날 밤 10시께 라면과 생수, 화장지와 방향제를 묶음배송으로 주문한 기자의 운송장도 찾아볼 수 있었다. 주문 물품을 찾아 담는 '피킹'(Picking) 직원의 뒤를 좇았다. 대형마트를 크게 만든 듯한 창고에서 피킹 직원은 기자의 주문 물품을 차례로 찾아 박스에 담았다. 마치 대신 장을 봐주는 '쇼핑 아바타' 같았다.

오전 11시. 전산 시스템을 통해 주문 내역과 피킹 내역이 일치하는지 검수를 마치자 택배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포장 작업장으로 넘어갔다. 섬세하지만 빠른 손길로 포장이 완성됐고, 택배 박스는 집하 차량에 실렸다.

티몬 물류창고에 쌓여 있는 라면 제품들. 하루에 한 품목이 수 천 박스씩 나갈 정도라고 한다.

◇슈퍼마트, 티몬 성장의 견인차=슈퍼마트의 초기 성장세가 놀라운 속도다.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농심의 신라면과 올리브 짜파게티, 얼큰한너구리 등 인기 라면 제품은 슈퍼마트 개시 이전보다 20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라면만큼 인기인 햇반 제품 중 오뚜기밥은 9배 증가했다. 생활용품 중에서는 피지오겔크림이 약 40배, 크리넥스 데코&소프트 티슈가 18배씩 각각 매출이 급증했다.

오후 2시. 물류센터에 막 도착한 초대형 트럭에서 쏟아져 나온 것은 화장지였다. 티몬 직원은 "한 인기 화장지 제품은 1주일에 11톤 트럭 50대 분량이 나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라면의 경우 하루에 수천 박스씩 나가기도 한다. 월 초에는 커피 제품의 주문이 폭발적인데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들의 주문도 늘고 있다.

슈퍼마트 덕분에 티몬 전체 실적도 향상됐다. 신현성 대표는 경영권을 되찾은 뒤 진작부터 계획했던 슈퍼마트를 론칭했다. 그 결과 지난 3분기 거래액은 2분기 대비 31.5% 증가했다. 슈퍼마트 활약에 힘입어 생활과 식품 부분이 각각 22.4%, 34.1% 성장해 전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슈퍼마트 성공으로 티몬 물류센터는 '24시간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본사 직원 수도 2배나 늘렸을 정도다. 지난달 출고수량이 6월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장지동 물류센터 공간이 부족해 현재 경기도 이천에 추가 물류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송파, 강남, 서초 등 3개구에서만 운용되는 슈퍼배송도 연말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수도권 일대로까지 넓혀나갈 계획이다.

오후 4시. 서울 논현동 기자의 집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티몬 슈퍼배송 택배 기사가 박스를 건네줬다. 박스에 쓰여진 '자, 가장 기대되는 박스 뜯는 순간입니다'라는 문구가 보였다. 바쁜 일상을 탓하며 제때 갖춰두지 못했던 생필품들이 단 1~2분의 주문으로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눈앞에 놓였다. 새로움을 경험하는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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