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2013년 7월 동생 이재현 회장 구속 직후 억울함을 호소하며 수차례 눈물을 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전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8일 "이 회장 구속 직후 열린 비상대책회의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눈물을 흘리며 '구속은 말이 안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후에도 울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수차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2013년 12월 조원동 청와대 전 수석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도 2014년 하반기까지 반년 이상을 버틴 것은 이 회장이 없는 CJ그룹을 끝까지 지키려는 오너일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 구속 직후 외삼촌 손경식 회장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 전면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2014년 하반기 신병 치료를 명분으로 돌연 미국으로 건너갔다.
'광해'(2012년) 등 CJ그룹이 제작·투자한 영화가 좌파 성향 작품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이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당시CJ E&M실적이 좋지 않아 순수하게 흥행을 목적으로 기획·투자한 작품들인데 정치적으로 해석돼 난감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CJ 핵심 관계자는 "광해는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인기에 착안해 퓨전사극 영화에 도전했던 것"이라며 "CJ E&M 직원들은 모처럼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드는 흥행작을 내놓고 신이 났는데 이 부회장은 야당 후보를 지지한 영화라는 해석 때문에 그룹이 수세에 몰렸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상당히 당황해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일했던 한 전직 임원은 경영권을 놓고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이 갈등을 빚었다는 세간의 소문에 대해 "CJ그룹 오너 일가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얘기"라며 "이혼한 뒤 혼자된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집에서 함께 지낼 정도로 사이가 돈독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회장은 중요한 공식 석상이나 의미가 있는 자리에 설 때마다 'CJ그룹의 수장은 이재현'이라고 강조했다"며 "마케팅과 인사관리를 맡은 이 부회장과 그룹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전담한 이 회장이 사업 조정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을지 몰라도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를 보면 이 부회장이 경영권에 욕심이 없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며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자녀가 없는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탐낼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이 부회장은 CJ그룹 문화사업을 총괄했지만 CJ E&M 지분 0.15% 외에 그룹 내 어떤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각별한 모임을 가져왔다는 '팔선녀'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다. CJ그룹 한 임원은 "최 씨의 모임이 사우나 등에서 비밀스럽게 이뤄졌다고 하는데 이 부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아 사우나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행 비서도 없이 비밀스러운 사교모임에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