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조직폭력단(조폭)으로는 미국 마피아와 일본 야쿠자, 중국 삼합회가 꼽힌다. 다수의 조직원을 구성해 불법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유형의 범죄를 저지르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경찰청 산하 치안정책연구소가 펴낸 경찰의 조직폭력범죄에 대한 대책(2009년)에 따르면 조폭은 보통 피라미드 형태다. 상부로 갈수록 1인이나 소수로 이뤄져 있다. 이런 구조는 한국뿐 아니라 마피아 등 세계의 다양한 범죄조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폭력행위에 관한 법률 4조1항에 상부조직원을 '수괴'로 표현하고 있다. 사전적으로는 '못된 짓을 하는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마피아는 카포(Capo), 야쿠자는 오야붕(親分), 삼합회는 롱토우(龍頭)라고 부른다.
수괴 밑에는 하부조직원에게 직접 범죄 실행을 지시하거나 주도자라고 일컫는 '행동대장'이 있다. 마피아는 언더카포가 있고, 그 아래에 카포레짐(Caporegim)이나 캡틴(Captain)이 있다. 야쿠자는 오야붕 밑에 꼬붕(자분·子分), 삼합회는 롱토우 아래 부두목격인 '뿌싼쭈(副山主), 행동대장 홍콴(紅棍)이 있다.
조폭범죄의 유형은 크게 11가지다. △유흥업소 및 상가 등 갈취△도박장 개장 △보험사기 개입 △유흥업소 경영 △연예인 공급 △부동산 이권 개입 △건설업체 침투 △기업사냥 △주가조작 △노사분규 개입 △고리대금업으로 나뉜다.
최근 국정농단의 중심에 선 최순실을 비롯한 청와대를 조폭단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닮아있다. 유흥업소 경영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과 맞닿는다. 유흥업소 및 상가 갈취는 대기업에 금품을 요구한 행위, 건설업체 침투는 평창올림픽 시설 공사 입찰에 최순실이 소유한 회사 '더블루K'와 업무 제휴를 맺은 해외업체 '누슬리' 추천, 부동산 이권개입은 최씨의 해운대 엘시티 연계설과 금융감독기관을 통한 최씨 일가의 부동산투자회사 리츠(REITs) 인허가 개입 의혹이 연결된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수괴는 최순실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수괴 밑 꼬붕은 청와대 수석들, 행동대장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으로 대치하면 조폭과 다른 점이 없다. 법에서는 조폭집단에 엄벌을 규정하고 있다. 수괴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다. 간부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차이점은 있다. 조폭은 검찰, 경찰 등 공권력을 두려워 한다. 국민이 위임한 공권력으로 이들의 악행을 제압하고 교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공권력을 거머쥔 '진짜 수괴'의 국정농단은 지금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라 대처방법이 막막하다. 조폭이야 조직이 와해되면 사회정화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만, 최근 상황은 나라가 누란지위에 처할 수 있어 갑갑함만 더해진다.
답은 모두가 투명해지는 방법이다. 검찰, 특별검사가 먼지 한점 없이 진상을 드러내야 한다. 미르·K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기업들도 자각해야 한다. 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소비자인 국민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말이다. "달라는 데 어떻게 하냐"는 변명보다 속시원히 털어놓고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