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식품업계 괴롭히는 블랙컨슈머들

김민중 기자
2018.04.03 04:50

"참치캔에 참치뼈가 나왔다고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됩니까."

최근 국내 참치회사 A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블랙컨슈머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한 20대 남성이 A사 참치캔을 먹다가 "참치뼈가 나왔다"며 막무가내로 피해보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수작업으로 만드는 참치캔에 간혹 뼈가 나올 수 있고 이를 주의하라는 안내 문구도 있다. 하지만 A사는 소란이 일 것을 우려해 참치캔 세트를 선물하고 무마했다. 알고 보니 해당 남성은 이미 다른 식품사에도 비슷한 피해보상을 요구한 전력이 있던 악성 민원인이었다.

비단 A사뿐만 아니다. 많은 식품회사들이 이 같은 블랙컨슈머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 소비자가 모 식품회사의 햄 제품을 먹고 "배탈이 나서 일을 못 하니 일당과 병원비를 물어내라"며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결국 회사는 그의 손에 현금을 쥐어주며 돌려보내야 했다.

블랙컨슈머는 우리 식음료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지만 이를 대하는 기업들의 태도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일각에서는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지만 자칫 언론이나 인터넷상에 공개될 경우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기업들을 적대시하는 사회 정서에 편승해 블랙컨슈머가 더욱 횡행한다.

블랙컨슈머들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블랙컨슈머로 판단될 경우 소비자단체나 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해결 기구를 거치도록 해 민원심사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거나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 한 대안일 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하자와 불만이 있다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시정토록 하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없는 사실이나 과장된 내용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그것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해 금품을 뜯으려는 행위는 범죄행위와 같다. 궁극적으로 기업에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켜 대다수 소비자가 누려야 할 효용을 좀먹을 뿐이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블럭컨슈머를 뿌리뽑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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