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초창기 잘못된 정보나 오해로 피해를 본 기업이 적지 않다. 일본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기업 설립 과정에서 일본의 기술을 도입했거나 일본인 기업인에게 투자를 받았다는 등의 이유다.
피해를 본 기업들은 관련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법적 대응 중이다. 과거 불매운동에 무조건 침묵이나 사과로 대응하던 모습과는 다르다.
롯데는 일본 기업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계열사는 롯데주류다. 롯데주류는 아사히맥주를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와 지분관계에 대한 오해로 '일본 아사히그룹이 롯데주류 지분을 갖고 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롯데주류는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분구조는 최대주주 롯데지주와 특수관계자가 52.94% 보유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와 일본 아사히그룹이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합작 기업이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커지면서 롯데주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됐다. 롯데주류는 즉각 대응했다. '처음처럼은 대한민국 소주브랜드 입니다'라는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최근에는 법적 대응까지 나섰다. 허위 사실이나 심각한 모욕이 있는 게시물 20여선에 대해 내용 증명 및 고소, 고발장을 접수했다.
e커머스 업체 쿠팡도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재일교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하 SVF)가 쿠팡 모회사인 쿠팡LCC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쿠팡은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이다.
쿠팡은 이례적으로 이와 관련한 입장문까지 발표했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70%에 육박하고,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60%에 달한다"며 "이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쿠팡 역시 한국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한국에 세금 납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투자 출처와 관련 없이 한국에 사업 기반을 둔 '한국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농심은 오너가가 롯데와의 형제 관계인 점과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 등을 근거로 불매운동 리스트에 언급됐다. 농심은 지난해 일본 아지노모도와 지분을 각각 51%, 49%씩 출자해 '보노스프' 등을 생산하는 아지노모도농심푸즈를 설립했다. 농심은 다양한 해외 기업과 협업하고 있으며 아지노모도 역시 이 중 하나 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기업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나 오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재생산 확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오해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