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년만에 롯데쇼핑 등기임원 빠진 신동빈, '지주·제과·케미칼' 주력

장시복 기자
2020.02.25 15:08

신동빈 회장, '총괄' 지주 '모태' 제과 '글로벌' 케미칼 3대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 주력 의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년 만에 그룹 핵심 유통계열사인롯데쇼핑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앞으로 그룹을 총괄하는롯데지주와, 그룹의 모태 격으로 상징성이 높은롯데제과,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가는롯데케미칼을 3대 핵심 축으로 삼고 그룹을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말 롯데쇼핑 사내이사직 사임계를 제출했다. 2006년 롯데쇼핑 대표이사에도 올랐다가 2013년 내려왔지만,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등기임원직은 계속 유지해왔다.

여전히 세간에 '롯데=유통'이란 인식이 강할 정도로 롯데쇼핑이 간판 계열사인 만큼, 신 회장이 심사숙고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3월 22일까지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이후 올해 주주총회 전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음료·주류 제조 상장 계열사인롯데칠성에서도 당초 내년 3월까지 사내이사 임기였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최근에는 비상장사인 롯데건설과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에서도 등기임원직을 그만둔 사실이 공개됐다.

신 회장이 다수의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물러나면서 그동안 국민연금공단 등 다른 주요 주주들로부터 공격받던 겸직 과다 논란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기타비상무이사,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 롯데문화재단 이사도 맡고 있긴 하지만 비주류 계열사여서 영향권 밖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이미 전문 경영 체제가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다 보니 신 회장의 부담이 덜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사업부문별 대표 체제를 '강희태 원톱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결국 통합 e커머스 온라인몰 사업인 '롯데ON' 출범을 앞두고 있고, 본격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강 대표에게 신 회장이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상징성을 고려해 롯데제과와, 미래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롯데의 주역인 롯데케미칼에선 신 회장이 계속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신 회장이 미등기 임원인 계열사더라도 롯데지주 대표로서 그룹 전반을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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