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수식어, '갑질'에서 '상생'으로 바뀌고 있다"

대담=송정렬 산업2부장, 정리=지영호 기자
2021.09.13 06:00

[머투초대석]임기 반환점 돈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코로나 양극화 우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61)은 2019년 말 첫 선출직 회장에 당선된 이후 애지중지하던 턱수염을 미련없이 밀어버렸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고 말하는 개인사업 시절의 개성이 행여나 1300만 회원사를 대표하는 단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우려해서다. 특히나 정부, 국회의원을 상대로 입법이나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늘어나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과감히 포기해버린 것이다.

이런 열정이 통해서일까? 임기 시작부터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대외활동이 제약을 받았지만 1년 8개월간 갑질 대명사로 불린 프랜차이즈의 인식 개선과 유명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무작정 베끼는 '미투창업' 방지법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이 성과를 냈다.

과제는 남아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해 배달 수요는 늘어난 반면 방문매장들은 빈사상태에 놓이는 등 프랜차이즈 업계도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고민거리다. 자랑거리였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코로나와 자동화 물결에 밀려 감소하는 추세다. 식품 안전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식품 프랜차이즈업계가 등한시해선 안될 문제다.

임기 반환점을 돈 정 협회장으로부터 프랜차이즈업계의 주요 현안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삶이 위태롭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피해상황은 어떤가.

▶프랜차이즈는 매출이 높은 반면 비용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 시대에 돌입하면서 매출은 줄었는데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졌고 최저임금이 또 인상됐다. 그런데 임차료는 꼬박꼬박 나간다.

일부 매장은 상황이 좋아진 곳도 있긴 하다. 비대면 배달 업종이 그런 편이다. 그런데 노래방이나 술집같은 이른바 '2차 업종'은 매우 어렵다. 20~30%가 문을 닫았을 것으로 본다. 나머지도 복잡한 임대차관계 등 때문에 폐업하지 못하는 있다.

효과성이 낮은 방역정책으로 자영업자만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된다. 영업시간이나 사적모임 제한 같은 독소조항을 폐지하거나 대폭 연장해 달라는 자영업자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줬으면 한다.

-임기 중 가장 큰 변화는.

▶협회장 임기 시작과 함께 코로나19가 발생했다. 당시 대구 지역이 봉쇄 수준이었다. 협회 회원에게 성금 제안을 했고 모인만큼 사재를 보태겠다고 했다. 7720만원을 모아서 전달했다. 이게 기폭제가 돼서 가맹사업자 임대료를 본사가 대신 내주는 사례가 생겼고, 재료를 반값에 공급하는 본사가 나왔다. 몇개월만에 이런 프랜차이즈가 100곳이 넘어섰다.

그러다보니 규제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도 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행사도 하게 됐다.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말도 이 때부터 나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갑질 수식어가 따라다닌 프랜차이즈에 상생 이미지가 생겨났다는데 자부심이 있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프랜차이즈 상생협력 캠페인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부와 협력해 지난해부터 착한 프랜차이즈 확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년간 270개 가맹본부가 3만7000여개 가맹점에 260억원을 현금지원했다. 업계에선 상생경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7월 4개 기업이 가맹점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했고, 협회와 가맹점주협의회가 상생협의회를 출범시켰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맹본부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이면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수사례를 발굴해 포상하는 것도 좋지만 여력이 부족한 곳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사례는 여전히 존재한다.

▶프랜차이즈는 정보의 비대칭에서 출발한 산업이다. 본사가 가맹점에게 브랜드를 쓰게 해주고,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대가로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 이론'처럼 가맹점주는 한개의 점포에서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여러개로 확장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수년간 경험으로 본사의 수익구조를 파악하게 되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면서 본사와 대립하기도 한다. 특히 본사 이익 중 큰 포지션을 차지하는 물류에 대해 가맹계약을 어기고 직접 조달하겠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한 페널티는 갑질이라기 보단 경영권 방어로 봐야 한다. 물론 이들에게 자율권을 주더라도 대게는 실패하게 된다. 물류에는 이해당사자가 엄청나게 많다.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결국 문제 해결의 시작은 대화다.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하다보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린다. 선입견을 갖고 양보할 것과 안할 것을 정해놓고 만나면 무용지물이다. 속마음까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연간 매출은 122조원으로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다. 건설 산업에 버금간다. 종사자와 이해당사자를 포함하면 1400만명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결여돼있다. 2~3년 전부터 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육성이나 지원책은 없고 규제만 있었다.

국회에서 논의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프랜차이즈 내부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공존하는 법이다. 하지만 다른 산업과의 역차별을 생각하면 통과시켜야 맞다고 본다. 일례로 제조업을 하다가 사업이 커져서 공장을 지으려고 산업단지 신청을 하면 바로 가능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은 물류센터를 지으려고 해도 제한업종이라고 해서 못들어간다. 예전에 운영하던 맘스터치 역시 산업분류표상에 도소매숙박업으로 돼있다. 서비스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산업분류표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이다. 이런 차별을 해소하려면 근거가 되는 법이 있어야 한다.

정현식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임기 중 남은 목표가 있다면.

▶인기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따라하는 '미투 브랜드'을 막는 '1+1 제도'가 11월부터 시행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려면 직영점을 1개 이상, 1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 남의 아이디어를 카피해서 돈을 버는 악덕업자를 막는 허들이 될 것으로 본다. 협회 회원들도 이런 업자들을 솎아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식품위생에 관한 관리감독 권한이 협회에 없는 것도 문제다. 식중독 문제가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대책 좀 세워보라고 한다. 하지만 협회는 가맹본사나 점주에게 어떤 교육도 할 수 없도록 돼있다. 공문 보내는게 할 수 있는 전부다. 식중독 예방이나 위생관리 교육은 우리 협회에 자격이 없다. 이런 문제를 식약처와 충분히 얘기했다. 본사 교육을 통해 위생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본다.

국제 기구 WFC(세계프랜차이즈협의회) 2020년 서울 총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다. 내년 10월쯤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것들이 마무리되면 취임 때 했던 공약은 다 지키게 된다.

-코로나19 이후 프랜차이즈 산업은 어떻게 재편될까.

▶그동안 우리가 자랑해온 것이 일자리창출과 상생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사회가 가속화 되면서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비대면으로 굳어지는게 아니냐 하는 걱정이 있다. 로봇이나 자판기,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자동화가 가속화됐다. 서빙마저 로봇이 하게 되면 알바생은 어디로 가야하나. 난망한 문제다.

무인점포 데이터를 보니 편의점 1%가 무인화됐다. 피자나 커피 바리스타 등도 AI(인공지능)가 대체한다. 식품산업은 기계화, 자동화가 유리하다. 위생 문제 가능성이 낮아진다. 일장일단이 있다. 먹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로봇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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