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따리상이 화장품 대신 사간 '이것' 면세점 분위기 달라졌다

조한송 기자
2023.02.23 15:34

[MT리포트] 막오른 면세전쟁 ⑤

[편집자주] 하늘길이 열리면서 인천공항이 3년만에 면세점 입찰을 실시한다. 선정되면 10년간 사업권을 갖는다. 인천공항은 국내 기업들의 텃밭이었지만 올해는 세계 1위 중국 CDFG가 참전할 태세다. 3년간 적자에 시달린 한국 면세점들은 수익성을 우려하지만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의지다. 향후 글로벌 면세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는 전쟁이 임박했다.

최근 면세점 의류 매장에서는 제품을 박스째로 가져가는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능 등 국내 콘텐츠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패션 브랜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면세업계가 한단계 도약하긴 위해선 화장품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면세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 1조3440억원 가운데 화장품이 9629억원으로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화장품 판매액에 따라 면세점 매출 규모가 움직일 정도로 화장품 쏠림이 심하다.

고객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후, 설화수와 같은 국내 면세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메가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다행스러운 것은 K-패션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전체 면세점(온라인 제외)의 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과 향수 매출이 각각 6.5%, 28.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K-패션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신규 브랜드가 늘어났고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끌면서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K-패션 브랜드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영향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018년부터 국내 패션 브랜드에 주목해 제품군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2018년 10개에서 지난해 기준 25개로 늘었다. 이밖에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K-스트릿 패션 브랜드 '널디'와 한정판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커버낫' '헤지스' 등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최근 관광객에게 인기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널디다. K-팝과 K-콘텐츠 인기를 타고 중국과 일본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널디의 해외 시장 매출 비중(면세점 매출 포함)은 약 50%에 달한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을 비롯해 8개 면세점에 입점해 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면세점에서만 2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신라면세점 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 동대문점에서 커버낫, '리(LEE)' 등 국내 패션 브랜드의 시즌별 인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중 커버낫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5% 이상 신장했다. 리(LEE)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고 지난해 1분기에 신규 입점한 '코드그라피'도 매 분기 200% 이상 고속 성장 중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외 고객이 쇼핑하는 면세점 성격에 맞게 성장 가능성을 가진 국내 패션 브랜드를 집중 발굴하고 있다"면서 "K-패션이 해외 명품브랜드와는 별도로 한국만의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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