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모방한 위조·유사 제품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확산하고 있다. 제품 외형 뿐 아니라 제품명과 패키지, 상세페이지는 물론 'K뷰티'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1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달 루마니아 티미쇼아라 공항 세관에서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의 'PDRN 핑크 콜라겐 캡슐크림' 위조 의심 제품 100여점이 압류된 사실을 확인했다. 적발된 제품은 외형과 용기 디자인이 정품과 흡사해 소비자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K뷰티 가품은 중국·홍콩·대만·베트남·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루마니아 적발은 K뷰티 위조품의 유통 범위가 동유럽까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품 모방 수법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중국의 한 화장품 브랜드는 메디큐브의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노모어 포어 패드' 등과 같거나 유사한 제품명을 사용해 아마존과 라자다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핑크·연두색 등 메디큐브가 활용한 색상을 패키지에 적용했으며 과거 모델 이미지와 상품 상세페이지를 그대로 도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중국 브랜드임에도 '코리안 뷰티'를 내세우거나 온라인 검색 결과에 'KOREA' 문구가 노출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단순히 인기 제품을 베끼는 수준에서 한국 브랜드가 쌓아온 인지도와 '한국산'이라는 원산지 이미지까지 활용하는 방식으로 가품이 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여전히 주요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지난 7월 초 중국 광저우시 백운구 공안국과 시장감독관리국의 합동 단속에서는 메디큐브 6개 품목의 모방 의심 제품 6000여개가 압수됐다. 이 과정에서 스킨1004와 아렌시아 등 해외 인지도가 높은 국내 브랜드 제품도 다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4월에도 광저우 소재 화장품 가품 제조 현장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메디큐브 가품을 다수 발견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가품의 해외 확산을 가속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판매자가 브랜드 공식몰의 제품 사진과 상세 설명을 그대로 복제해 정품 판매처처럼 꾸민 뒤 중국 등에서 생산한 가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아마존·이베이·틱톡샵 등 글로벌 플랫폼뿐 아니라 국내 쿠팡·G마켓에서도 중국산 가품이 유통된 사례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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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현지 법률대리인과 수사기관의 협조를 받아 생산시설을 단속하거나 플랫폼에 판매 게시물을 신고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제조·유통되는 특성상 생산자와 판매자를 추적하기 어렵고 국가마다 단속 체계도 달라 개별 기업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가품 문제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그대로 베끼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와 한국산이라는 원산지 인지도까지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세관·수사기관과 온라인 플랫폼 간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