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담겨있는 당근 중에서 아무거나 하나 골라 주세요."
3일 오전 8시 경기도 김포시 컬리 물류센터. 농산물 검체 채취 작업에 직접 참여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장을 보듯 쌓여있는 농산물 중 하나를 골라 전용 봉투에 담았다. 이날 오 처장이 직접 물류센터에서 골라 신속 검사센터로 보내진 검체 품목은 당근, 상추, 청경채. 이날 해당 품목이 잔류 농약 검사를 통과할 경우 다음날 바로 고객들에게 집 앞으로 새벽 배송될 수 있다.
오 처장은 이날 검체 채취 작업에 앞서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농산물을 많이 주문하고 있고 작년에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었다"며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농산물은 신선함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게 중요하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농산물 신속 검사에서 465종의 농약을 한 번에 동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센터에서 검체 채취를 마친 이후 오 처장은 신속 검사센터로 이동해 전처리 현장을 점검했다. 농산물 신속 검사센터는 2년간의 시범사업 끝에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소비자에게 직배송되는 온라인 판매 농산물의 검체를 수거해 신속하게 잔류 농약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 처장이 직접 검체 봉투에 담아 신속 검사 센터로 옮겨진 농산물은 믹서기로 갈아 잘게 만들어졌다. 이후 일정 용량을 추출해 아세토니트릴 등 시약을 섞어 원심분리기에 주입됐다.
해당 과정을 통해 용액 상부에 형성된 1㎖의 시험 용액은 다시 정제 과정을 거쳐 잔류농약 분석에 활용된다. 이 같은 검체 전처리 과정을 통해 과일, 채소 등 식품에 남아있는 농약을 검사할 수 있다. 현재 센터에서는 오전 7∼8시쯤 검사 전처리 과정을 시작해 오후 5시쯤 업체에 결과를 통보하고 있다.
오 처장은 전처리 현장 점검을 마친 뒤 컬리·쿠팡·SSG닷컴·오아시스 등 유통 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배송 전 신속 검사 체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체들은 △신속 검사 전처리 과정 시간 단축 △농산물 공급자 관리 강화 등의 의견을 식약처에 전달했다. 신속 검사 전처리 과정 시간이 줄어들어야 지역별 배송 센터에서 진행되는 당일·익일배송에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또 농산물에 취급되는 농약을 유통 단계 이전인 생산 단계부터 관리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식약처는 올해 신속 검사센터 장비·인력을 확충해 검사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의 협업을 통해서 농산물 공급자 관리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 최근 신선식품을 다루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 등 오픈마켓들에서 판매되는 식품들에 대한 검사 의지도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알리 등 이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식품들도 새벽 배송 식품들과 마찬가지로 신속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상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력 추적을 통해 생산자를 확인하고 농가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거나 물건을 폐기하는 등의 수순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