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 시동거는 롯데슈퍼…"비식품 다 버리고 '맞춤형'으로 간다"

김민우 기자
2024.12.02 16:49

재신임 받은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내년부터 본격적 외형확장 나선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를 돌아보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롯데가 내년부터 롯데슈퍼 가맹사업을 더 확대하고 상반기 중에 새로운 포맷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선보인다.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롯데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데다 사업을 이끌어갈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의 유임이 확정된 만큼 이제 규모를 더 키울 때가 됐다는 자신감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일 "내년부터 롯데슈퍼 가맹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상반기 중에 예비 가맹점주들이 직접 눈으로 차별점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완전히 새로운 포맷의 모델하우스 격의 테스트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새롭게 선보이는 포맷의 핵심은 '상권별 차별화 점포'다. 1~2인 가구가 많고 20~30대 소비자가 많은 곳에는 신선 식품보다는 델리(즉석조리식품) 파트를 더 강화한 '델리 중심 매장', 3~4인 가구가 주로 분포한 상권에는 소용량, 소포장 상품과 함께 대용량 판매도 늘리는 등 '벌크형매장' 등 상권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롯데마트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SSM은 반경 200~300m가 주요 상권이다 보니 상권에 맞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별, 상권별로 다양한 포맷의 롯데슈퍼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선보이는 새로운 포맷의 테스트 점포에는 다양한 컨셉을 상권에 따라 종합적으로 넣고 뺄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오픈한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도 철저한 상권분석 하에 점포를 새로 열었다. 주 고객층인 40∼50대 방문이 많고 델리·간편식 수요가 높은 데다 반경 500m 내에 다른 대형마트나 SSM이 없다는 점 등이 두루 고려돼 400여평 규모의 매장 면적에 일반 롯데슈퍼 점포보다 약 30% 많은 5000여개의 식료품을 갖췄다.

롯데는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도 인근 상권과 주요 고객층,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수요를 고려해 롯데슈퍼를 구성할 수 있도록 오픈전부터 지원한다.

롯데는 매장 오픈 후에도 글로벌정보 분석기업 '닐슨아이큐(NIQ)'에서 운영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 닐슨 엑티베이트를 제공해 가맹점주들의 점포 운영을 도울 계획이다.

새로운 포맷의 롯데슈퍼는 통상 30%에 달하는 비식품의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90%를 식품으로만 채울 계획이다.

화장지, 기저귀, 생활용품 등과 같은 비식품은 이커머스에 시장을 잠식당했다는 점을 인정하기로 했다. 대신 눈으로 직접 보고 신선도를 확인하길 바라는 식품류는 아직 오프라인 매장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단점은 과감히 포기하고 강점은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포맷의 점포의 이름은 그대로 '롯데슈퍼'를 사용한다. 롯데마트가 매장 컨셉에 따라 '제타플렉스' '맥스' '그랑 그로서리' 등의 이름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과 달리 롯데슈퍼는 전 점포 모두 '롯데슈퍼'로 통일해서 사용한다.

그동안 롯데슈퍼는 '롯데프레시', '롯데프레시앤델리', '롯데슈퍼', '롯데마켓999', '롯데마이슈퍼',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등 여러 개의 간판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고객에게 여러 혼란을 일으켜왔다는 자체적인 평가하에 2023년 말부터 'LOTTE SUPER'로 간판을 통일해왔다.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더라도 간판은 롯데슈퍼로 통일할 방침이다.

상위 SSM 점포 현황/그래픽=윤선정

롯데가 내년부터 슈퍼 가맹사업 확대에 돌입하는 이유는 '내실다지기'는 끝났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슈퍼, 롯데프레쉬 등 롯데쇼핑 슈퍼 부분 점포수는 2019년 520개를 넘어 업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자 상당수의 점포를 폐점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3분기 롯데슈퍼의 점포 수는 356개까지 줄었다.

2022년부터 강 대표가 롯데마트와 슈퍼의 지휘봉을 잡고 상품 조달(소싱), 물류, 온라인 등 전 부문 통합작업을 진행해왔다. 외형이 줄더라도 마트와 슈퍼 모두 부실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상품 통합작업은 이미 99% 이상 완료됐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내년부터 물류 통합과 시스템통합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다시 외형을 키우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 롯데는 이르면 내년 1월에 롯데마트 천호점, 상반기중에 구리점도 신규 오픈한다.

코로나19 시기 내리막길을 걷던 SSM이 근거리 쇼핑 채널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점도 작용했다.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채널에 밀려 힘을 못 쓰는 사이 집 근처에서 신선한 야채 등을 눈으로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SSM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보완재 역할을 하게 됐다. 경쟁사인 GS더프레시는 일찌감치 SSM 가맹사업을 확대해 올해 3분기 점포 수를 511개까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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