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받을라" LG·삼양 납품 끊었다…탈홈플러스 움직임에 '술렁'

하수민, 유예림, 최지은 기자
2025.03.06 16:09

롯데웰푸드·동서식품·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사 '납품 중단' 결정..후속 조치따라 재개 여부 결정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사진=뉴시스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LG전자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납품 대금 지급 지연에 대비해 이미 거래 중단을 결정했고 다른 협력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안팎에서는 지난해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에서 발생한 대규모 납품 대금 미정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오전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 출하를 일시적으로 정지했다. 다만 재고 상황에 따라 LG전자 제품이 판매되는 매장도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리스크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며 "판매 정상화를 두고 홈플러스와 여러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납품 중단이나 축소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대응책을 두고 홈플러스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롯데웰푸드와 동서식품,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대기업 식품사들은 홈플러스에 신규 물량 공급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 식품사들 사이에서도 신규 납품에 대해 보류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에서 입금 계획을 명확히 알려주지 않아 언제 납품 재개할지 미정"이라며 "대금 지급 등 추후 계획이 나오면 납품을 다시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중단을 검토 중인 또다른 식품사 관계자는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급지급에 대한 공문 전달이 지연되고 있어 이번 주말 이후 협상 상황에 따라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법정관리 신청은 협력업체의 부담으로 직격될 수밖에 없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거래 대금이 지연되거나 미지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협력사들의 경우 내부 논의를 거쳐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 여부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지켜보며 납품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뷰티업계도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일부 업체들은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관계 부서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납품 중단을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날부터 가전제품을 비롯한 주요 품목들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홈플러스 내 관련 제품의 재고 확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날(5일)에는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이 변제 지연 등을 이유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막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공식 입장을 내고 "상품권 사용에 일부 혼선이 발생하고 있으나, 매장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약 20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현재 미사용 잔액은 400~5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사용된 상품권 중 96% 이상이 홈플러스 매장에서 사용됐고, 이외 제휴처 등에서 사용된 비중은 4% 미만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앞서 티메프가 겪었던 위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홈플러스의 향후 경영 계획과 법정관리 진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납품 중단 여부를 놓고 각 업체별로 신중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홈플러스측 조치에 따라 추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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