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4월 '배달앱 분야 자율규제 방안 이행점검 및 재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배달의민족(배민)이 포장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이하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민은 당시 소상공인 대출보증과 전통시장 상인 대상 밀키트 개발 등의 지원책을 새롭게 시행했고, 공정위는 "배민이 입점계약 관행 개선, 분쟁처리 절차 분야에선 자율규제 방안을 잘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후 배민은 포장수수료 무료 연장을 끝내고, 내일(14일)부터 포장수수료로 6.8%를 부과키로 했다. 반면 배민과 함께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한 쿠팡이츠는 올해 이를 더 연장키로 했다. 공정위는 배민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내심 배민도 쿠팡이츠처럼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추가 연장하길 기대하고 물밑에서 소통도 이어왔다.
하지만 관련 사안은 자율규약으로 정해진 탓에 공정위가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만 공정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여건에 따라 포장수수료에 대한 점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만일 배민의 시장지배적행위남용 등 불공정행위가 감지되면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당초 이번달에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자율규제 방안 이행을 지난해에 이어 1년만에 다시 점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정국 여파 등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배달앱 업체들이 자율규제 일환으로 포장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는데 이 기간이 만료된 것"이라며 "소상공인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상생차원에서 지속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수료 유무료를 직접 강제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배민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18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이정문 의원은 "배민의 포장주문 마케팅 300억 원 투자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비열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1년 기준 대외적으로 공개된 배민 거래액은 약 15조원으로 포장주문이 상점 전체 주문의 약 10%를 차지한다 해도 포장 거래액은 1조 5000억원 정도"라며 "이를 통해 얻는 6.8% 포장수수료에 따른 수익은 무려 1020억 원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300억원이 투입된다 해도 최소 700억원을 고스란히 가져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달 19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 대표를 만나 포장수수료 문제를 지적하고 자영업자 단체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경기가 매우 어려운데 배민이 상생을 한다고 하면서도 수수료를 올려 자영업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경기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어려워 자영업하는 분들이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