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내수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이중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하반기 인사를 계기로 성장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연말 정기인사는 물론 수시·조기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경영 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이나 유통 등에서 특화 인재를 영입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식품 계열사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했다. 그룹 계열사 중 이례적으로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의 수장만을 교체하며, 다른 계열사에는 손을 대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지난해 인사는 11월18일 단행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한 달 이른 시점에 발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와 K컬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 조치성 인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가 함께 이끌게 됐다. 이 대표는 CJ푸드빌 투썸본부장, CJ제일제당 CJ Foods USA 대표, CJ주식회사 사업관리1실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CJ푸드빌이 뚜레쥬르를 필두로 글로벌 사업 성장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의 식품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과 글로벌·사업구조 혁신 역량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평가다. 뚜레쥬르는 현재 9개국에 진출해 약 56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수시 인사를 통해 인재를 영입하려는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삼양식품이 대표적 사례다.
삼양식품은 올해 삼성전자 출신의 경영관리 전문가인 전수홍 상무, 전략 마케팅 전문가 김선영 본부장 등을 영입했다. 올해 8월에는 최고영업책임자(CSO) 직책을 신설하고 김기홍 APAC & EMEA 세일즈 앤 마케팅 본부장(전무)을 새 CSO에 임명하기도 했다. 1년 주기의 정기 임원 인사로는 대응이 어렵고, 미국 관세나 환율,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대외 리스크를 전담 관리할 직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인사라는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로 김 전무는 켈로그·존슨앤드존슨·맥도날드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서 25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동원그룹의 동원산업은 올해 8월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출신의 유재형 상무이사를 유통본부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DL이앤씨에서 국내외 총괄 영업실장을 맡았던 유 본부장 영입을 통해 해외 수산물 유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도 올해 7월 대표이사 직속인 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경영혁신 전문가로 알려진 서정호 한국앤컴퍼니 부사장을 단장에 임명했다. 혁신추진단은 어려워진 대내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한편 식품업계는 올해 3분기에도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조6432억원, 영업이익 388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6.7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산업 역시 매출은 2조4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 줄어든 1724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