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우범 컨템포러리 멕시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에스콘디도 셰프
파인다이닝으로 재탄생한 타코...편견 깬 30대 셰프의 뚝심
올해 매장 확장·메뉴 고도화… "본질, 맛과 가격 다 잡겠다"

지난해 '미쉐린 가이드 서울 앤 부산 2025' 시상식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장내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시아 최초로 멕시코 요리가 미쉐린 별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멕시칸 레스토랑 '에스콘디도'를 이끄는 진우범 셰프였다.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국내에서 멕시코 요리로 첫 매장을 낸 지 4~5년, 에스콘디도 오픈 기준으로는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의 성과였다.
지난 19일 서울 한남동 인근에서 만난 진 셰프는 미쉐린 스타 획득 당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오히려 멕시코 요리를 더 제대로 선보여야겠다는 묵직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하는 에스콘디도는 한남동에 위치한 컨템포러리 멕시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현재 진 셰프는 에스콘디도를 포함해 성수동 '엘몰리노', 선술집 형태의 '페스카데리아', 신당동 중앙시장 인근 '라까예' 등 네 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아울러 F&B 브랜드 '몰리노 프로젝트' 대표도 맡고 있다.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 그동안 멕시코 요리는 파인다이닝과는 거리가 먼 음식으로 치부됐다. 진 셰프도 한국에서 멕시코 요리를 테마로 한 파인다이닝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무슨 타코로 파인다이닝을 하느냐"는 반응에 직면했다고 했다.

중학교 때 미국에서 이민 생활을 했던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 "나중에 타코 트럭을 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UC버클리 건축학과에 진학해 예비 건축가의 길을 걷던 그가 건축 대신 타코에 인생을 걸어보자고 결심한건 한국으로 돌아와 군 복무를 마치고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던 경험 덕분이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온 열정을 다해 매진하는 이들을 본 그는 학업을 접고 2017년 무작정 멕시코로 향했다.
진 셰프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에도 출연했던 레스토 '푸욜'의 엔리케 올베라 셰프 등 멕시코 요리의 거장들을 만나 식견을 넓혔다. 진 셰프는 "천 년 전과 지금의 한국 음식이 다르듯, 멕시코도 스페인 침략 전과 후가 다르다. 음식은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변한다"며 "멕시코 요리 역시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음식의 저변을 확장하자는 게 제 모토"라고 말했다.
그는 타코가 파인다이닝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에 굳이 맞서려 하진 않았다. 단지 손님의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요리, 멕시코 요리와 미식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기로 했다. 진 셰프는 "전 세계 미식 트렌드는 재료의 맛과 향 등 본질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이런 흐름이 멕시코 등 이국적인 메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미셰린 스타라는 성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셰프는 올해 두 가지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에스콘디도에서 신규 멕시코 요리를 선보이고, 동시에 멕시코 길거리에서만 맛볼 수 있을 법한 정통 타코 신규 레스토랑을 오픈할 계획이다. 그는 "길거리 음식의 본질에 부합하면서도 맛과 가격 면에서 모두 합리적인 타코를 선보이는 게 저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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