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면 뭐하나… 노 젓기 힘든 K푸드

차현아 기자
2026.01.28 04:04

트럼프, 또 관세 압박

원재료 수입에 올 최대변수 '환율'… 영업익 경고등
식품사들, 현지생산 확대·수출시장 다변화 등 고심

주요 식품기업 지난해 4분기 가이던스/그래픽=김현정

미국 도널드 트럼프발(發) 관세협상 리스크와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로 국내 식품업계의 대외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진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수출규모는 늘었지만 높은 원재료 수입 의존도에 관세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주요 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올해 경영상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상호관세 인상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무역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제약 등과 함께 모든 상호관세 품목의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 환율시장도 즉각 흔들렸다. 엔화강세 영향으로 1430원대까지 하락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450원대에 진입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환율상승은 커피원두, 소고기, 소맥(밀)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식품기업들에 즉각적인 비용압박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은 라면, 과자, 쌀가공식품 등 K푸드 전체 수출액의 약 15%를 차지하는 핵심시장이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가격경쟁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더 나와봐야 알겠지만 실제 인상될 경우 대외악재가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 주요 식품사들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불닭볶음면' '신라면' 등 K푸드 브랜드들의 글로벌 성장은 지속되지만 환율변동 등 각종 비용부담이 발목을 잡는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8% 줄었다. 동원산업과 대상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각각 1197억원, 312억원으로 9.39%, 6.31%씩 감소했다.

주요 식품사들은 환차손 영향을 줄이기 위한 현지생산 비중확대, 수출시장·공급망 다변화 등 경영전략을 수립했거나 구상 중이다. 동원그룹은 올해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확대를 꼽았다. 현지 맞춤형 상품, 서비스 확대로 수출량을 확대해 비용부담을 줄이는 한편 경쟁력 있는 국내외 기업과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업체질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제조 효율화를 통한 생산능력 극대화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 제조거점을 활용한 여러 현지화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식품분야에서 유럽, 북미 등에 현지생산 인프라를 확대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말 가동을 목표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여력이 되지 않는 중견·중소기업들은 대외환경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도가 없다며 막막함을 내비쳤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외 리스크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투자비용이 상당해 당장 해외공장 추가설립이나 유통망 확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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