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도 홈플러스에 받을 돈 118억원 있다...이유 알고보니

유엄식 기자, 유예림 기자
2026.02.04 16:16

이마트, 부산 사상점 임대보증금 '회생담보권' 설정
까르푸→홈에버→홈플러스 운영 주체 변화 속 채무 관계 이어져

이마트 부산 사상점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기업회생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업계 1위인 경쟁사 이마트에게도 100억원 이상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법원에 제출한 기업회생안에 수록된 채권자 명단에 이마트가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118억1000만원의 채권액을 '회생담보권'으로 설정했다. 회생담보권은 기업회생 절차에서 담보로 보장된 채권으로,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마트가 회생담보권으로 설정한 건 부산 사상점 임대차보증금이다. 양사에 이런 채무관계가 설정된 배경은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 업계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이마트 부산 사상점 건물은 당초 프랑스 대형마트 업체 까르푸가 운영한 점포였다. 까르푸는 국내 대형마트 업황 경쟁이 고조되고 수익성이 악화하자 2003년 해당 건물 점포 운영권을 이마트에 넘겼다. 당시 이마트는 까르푸가 부담했던 건물 임대차보증금 118억원을 부담하고 건물 운영권을 이어받아 2003년 12월부터 23년째 영업 중으로 알려졌다.

까르푸는 2006년 국내 사업에서 철수하고 이랜드그룹에 점포 운영권을 넘겼다. 대형마트 홈에버를 운영했던 이랜드도 경영난으로 2년 만인 2008년 5월 당시 삼성테스코 계열사인 홈플러스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다시 주인이 바뀌게 된다. 테스코도 2015년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고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에게 홈플러스를 매각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안 일부. 이마트 회생담보권이 설정된 내용이 기재돼 있다. /자료=홈플러스

과거 이마트와 까르푸의 계약에서 발생한 임대차보증금 채권이 3차례 M&A(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현재의 홈플러스에게 귀속된 셈이다.

이마트는 사상점 임대보증금이 선순위 채권인 회생담보권으로 설정돼 홈플러스 기업회생 여부와 관계 없이 자금 회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상점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계없이 정상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사상점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특히 2022년엔 식품 매장 면적을 약 60% 확대하고, 고객 체험형 시설을 강화한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했다. 이마트 사상점 연간 매출액은 약 3000억원대로 금정점, 해운대점에 이어 부산 지역 점포 중 세 번째로 높다.

이마트 사상점은 홈플러스 서부산점과 도로 하나를 두고 위치해 상권이 겹치는 경쟁 점포로 분류된다. 1999년 1월 문을 연 홈플러스 서부산점은 부산 지역 첫 홈플러스 매장이자, 전국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상징적인 점포다. 두 대형마트 점포는 해당 지역에서 20년 이상 경합 중인데 홈플러스 사태 여파로 서부산점 영업이 중단되면 이마트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마트는 사상점 시설 개선과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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