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만 컸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끝?...업계 "의무휴업일도 풀어야"

유엄식 기자, 하수민 기자
2026.02.05 10:55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점포 물류 인프라 갖춰... 규제 완화 방향성 긍정 평가
의무휴업일 규제도 풀어야 온오프라인 시너지...소비 패턴 변화 유도 가능

이마트몰 물류센터 전경. /사진제공=이마트

정부와 여당이 13년 만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폐지하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유통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1위 쿠팡 독주를 부른 '족쇄'를 푼단 측면에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를 제대로 바꾸려면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도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의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 규제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심야영업이 금지되며, 매월 2일을 의무휴업일로 운영 중이다.

당정은 해당 규정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대형마트와 SSM도 심야 시간대 온라인 주문을 받아 제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된다.

대형마트 업계에선 이렇게 제도가 바뀌면 쿠팡과 컬리에 집중된 새벽배송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산재한 대형마트와 SSM 점포가 약 1800개로 수도권은 물론 지방 소도시까지 폭넓게 분포해 있다"며 "각 점포 운영을 위해 구축한 상품 보관시설과 물류 상하차 시스템을 활용하면 대규모 추가 투자하지 않아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지역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강점인 산지직송 시스템과 결합하면 신선식품 분야에선 단기간에 업계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이미 냉장트럭과 최적화된 물류 동선을 갖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 배송 경쟁력도 상당히 높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에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의 새벽배송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제품 가격 인하, 배송 품질 개선 등에 따른 소비자 후생 효과도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쿠팡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추가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을 위해 10여년간 약 9조원을 투자했고, 2024년부터 올해까지 3조원을 추가 투자해서 2027년 전국 230여개(약 88%) 시군구까지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휴무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대형마트 새벽배송 서비스가 안착되고 동시에 이커머스로 기울어진 유통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의무휴업일' 규제도 동시에 풀어야 한단 게 업계 중론이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매일 장보기가 핵심인데 의무휴업일엔 서비스받을 수 없다면 소비 흐름이 끊기고 결국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로 돌아갈 것"이라며 "의무휴업일 규제도 완전히 해소해야 대형마트 새벽배송 서비스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호황기엔 휴일 매출이 평일 매출의 2~3배에 달했다"며 "고객들이 주말, 휴일에 대형마트가 항상 열려 있다는 인식만 생겨도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이커머스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의 배경인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이커머스 성장에 따라 지방에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사실상 공생관계로 바뀌는 흐름도 이번 제도 개선 과정에서 살펴볼 대목이다.

지난해 초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대규모 점포 영업규제 완화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중으로 바꾼 대구시와 충북 청주시의 마트 주변 상권에서 주말 평균 매출이 3.1% 증가했다. 연구진은 "대·중·소 유통의 분리가 아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복합상권 개발을 통해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로 침체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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