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카 아프면 안돼"…통 크게 쓰는 이모·삼촌에 가전·가구업 '미소'

이병권 기자
2026.02.24 15:16
신학기 '에잇포켓'에 웃는 가전·가구업계/그래픽=임종철

신학기를 앞두고 학령기 자녀의 방 환경을 새로 정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가방과 학용품 중심이던 신학기 준비가 침대·책상·공기청정기 등 생활 환경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에잇포켓'·'텐포켓' 소비트렌드까지 맞물리면서 가전·가구업계가 신학기 시즌 특수를 누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스퀘어핏 공기청정기 38㎡'를 앞세워 소형 가전 수요 공략에 나섰다. 기존 모델 대비 약 24% 부피를 줄이고 청정 면적은 15% 확대해 아이들 방이나 원룸 등 좁은 공간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에어매칭필터'를 통해 반려동물의 털이나 알레르겐 등 상황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와 실내 공기질이 학습 집중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자녀방 공기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같은 소비 확대의 배경으로는 '에잇포켓' 현상이 거론된다. 부모와 조부모, 삼촌·이모 등 최대 8명의 가족·친척 구성원이 한 아이를 위해 각자의 '포켓(지갑)'을 여는 소비 형태를 뜻한다. 최근에는 지인까지 소비하는 '텐포켓'도 있다.

출산율 감소로 자녀 수는 줄었지만 한 아이에게 집중되는 소비 규모는 오히려 커졌다. 단순 선물보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프리미엄 상품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하는 흐름이다. 침대·책상·공기 관리 가전처럼 수년간 한 공간에서 사용하는 품목이 대표적이다.

시몬스침대 뷰티레스트 '헨리' /사진제공=시몬스

실제 학령기 자녀의 수면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몬스의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 뷰티레스트 중 '헨리' 슈퍼싱글(SS) 사이즈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월 대비 35% 증가했다. 성장기 아이들의 체형을 지지하도록 설계된 점과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등이 구매 이유로 이어졌다.

씰리침대도 슈퍼싱글 사이즈 매트리스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전체 매트리스 판매 중 슈퍼싱글 비중은 2024년 41%에서 지난해 44%로 상승했다. 최근 신학기를 겨냥해 새로운 슈퍼싱글 전용 매트리스 '오아시스'도 선보였다. 척추를 지지해 체중을 분산하고 매트리스 가장자리까지 지지력을 강화했다.

아이의 학습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은 책상·서재 구매 확대로 이어졌다. 현대리바트의 학생용 서재 가구 '어셈블'은 지난 1월 매출이 지난해 6월 출시 직후 한 달 매출과 비교해 320% 증가했다. 책상 상판 10종과 다릿발 4종 등을 조합해 공간과 성장 단계에 맞춰 설치할 수 있다.

현대리바트의 학생용 서재·책상 가구 '어셈블' /사진제공=현대리바트

업계는 신학기 소비가 계절성 특수를 넘어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직접 아이가 생활하는 방을 꾸미면서 유대감이 형성되기도 하고 아이의 방을 장기적인 투자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흐름이 목격되면서다. '미니도서관', '스터디카페' 등 콘셉트로 방을 인테리어하는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업계 입장에서도 부동산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아동·청소년 관련 제품군은 단비와 같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도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쉽게 줄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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