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김규민(29)씨는 퇴근 이후 편의점을 찾는다. 과자와 치즈를 사서 '오지치즈후라이'를 만들어 먹거나 컵라면에 만두를 넣어 나만의 메뉴를 완성한다. 김씨는 "식당 물가가 부담스러워 시작했는데 이제는 직접 조합하는 재미 때문에 계속 찾게 된다"며 "5000원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대학생 이영민(23)씨 역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보고 새로운 '꿀조합' 만들기에 빠졌다. 요거트에 비스킷을 꽂아 냉장 보관하는 간단한 방식의 '요거트 치즈케이크'를 즐겨 만든다. 이씨는 "카페 디저트보다 훨씬 저렴한 5000원으로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과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5000원의 마법'이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적은 돈으로 최대의 만족을 끌어내는 '모디슈머' 트렌드가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간단한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메뉴나 제품을 만들어내는 '꿀조합' 소비가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레시피가 상품으로 이어지는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경험 중심의 소비 문화가 한층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GS리테일에 따르면 '빠다코코낫' 매출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67.2% 증가했다. 디저트 재료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편의점들은 아예 상품화에도 나섰다. CU의 그릭요거트와 비스킷 조합에서 착안한 '요거트 비스켓 케이크(4300원)'가 대표적이다. 재료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5000원 이내에서 '모디슈머 레시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편의점 꿀조합'은 이외에도 많다. 과자와 치즈를 활용한 '오지치즈후라이(4890원)', 김치볶음면과 삼각김밥을 결합한 '오모리정식(4100원)', 컵라면과 만두를 더한 '사리곰탕 만두국(5000원)', 요거트와 비스킷으로 만든 '요거트 치즈케이크(4600원)'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5000원 안팎의 비용으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이커머스 생활용품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그립톡(휴대폰 거치대)과 화장품 블러셔를 결합한 DIY 아이템처럼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잡은 제품이 등장했고, 우유 용기의 뚜껑을 활용해 키링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일상 속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이같은 유행은 틱톡, 유튜브 등에서 5000원 내외 재료를 구매해 '가성비 꿀템'을 만드는 콘텐츠로 재생산돼 '재해석'과 '재창조'의 개념이 결합된 소비 문화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를 중시하는 소비가 강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재미와 개성까지 더한 경험형 소비가 핵심 트렌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