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 수급 불안 대응 차원에서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시행하면서 민간 기업들도 에너지 절감 대응에 동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절약 등 정부 차원의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하자 민간 기업에서도 자발적 동참에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물류·생산에 차질이 우려되는 기업들 사이에선 차량 5부제 도입 여부를 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식품회사들은 차량 5부제 도입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전분당 등을 만드는 대상은 차량 5부제와 재택근무 등 다양한 에너지 절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CJ그룹과 KT&G도 정부의 에너지 수급 비상 대책에 맞춰 차량 5부제 시행 여부를 논의 중이다.
업계는 기존에 시행 중이었던 에너지 절감 조치를 확대·병행하는 방식으로도 정부 대응에 발을 맞추고 있다. KT&G 관계자는 "자동 소등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연근무제를 통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등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식품업계에서는 차량 5부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자재와 완제품 운송이 상시 이뤄지는 구조상 차량 운행 제한이 곧 생산과 납품 차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5부제에 참여하더라도 사무직 중심의 참여로 상징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물류 관련 차량은 운영을 제한하기 어려워 내부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일상적인 부분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들 역시 차량 5부제를 시행하기에는 물류 또는 생산 의존도가 높아 부담이 크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차량 운행을 제한할 경우 물류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며 "생산 환경 특성상 전기차 전환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건자재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KCC 관계자는 "점심시간·퇴근시간대 일괄 소등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하고 있다"며 "정부의 요청이나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차량 5부제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살펴봤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다.
한솔제지는 현재 운영 중인 통근버스를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도심과 떨어진 지방 사업장이 많아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고 교대근무로 직원별 근무시간이 달라 자차 의존도가 높다 보니 차량 5부제를 통한 일괄 적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미사용 전원 차단과 불 끄기 등으로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원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민간에도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도 향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대할 경우 현장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예외기준 등 세부 내용이 꼭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