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아이스크림? 한국 가야겠네"…'경험' 파는 K푸드, 문화가 되다

이병권 기자
2026.05.24 06:40

[외국인 2000만 시대, 'K'에 살고 'K'를 산다]<상-총론>⑤최의리 삼양식품 IMX부문장 상무 인터뷰

[편집자주]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모두 합하면 2000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한국인처럼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는 즉 'K'에 살고(Live), 'K'를 사는(Buy) 등 'K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한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가시화된 'K이니셔티브'(주도권)의 핵심 성과가 내수 활력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단순 유행을 넘어 K푸드, K패션·뷰티가 국내에 있는 외국인의 일상에 스며든 과정을 살피고 이들의 발길이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삼양식품 명동 사옥 전경.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K푸드 열풍을 이끈 주역이다. '불닭(Buldak)'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빠르게 키웠고 어느덧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눈앞에 뒀다. 우리나라에서도 명동 길거리부터 동네 마트까지, 불닭을 사랑하는 외국인 '팬'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의리 삼양식품 IMX부문장 상무는 지난 22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과거 글로벌 진출이 제품 수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경험 수출'의 시대라고 생각한다"며 "관광은 여행만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이 되고 있고 한국을 방문하는 경험 자체가 글로벌 브랜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삼양식품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로 불닭 자체가 한국 여행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과거에는 한국에 왔으니 한 번 먹어보는 음식이었다면 지금은 구매는 기본이고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를 적용해 색다르게 먹는 방식을 시도해보려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삼양식품이 서울 명동 본사에서 불닭을 콘셉트로 운영한 '하우스 오브 번' 팝업스토어에는 행사 기간 5일 동안 약 8000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80% 이상이 해외 관광객이었다. /사진제공=삼양식품

그는 "명동에는 불닭 레시피를 응용한 불닭 오믈렛 등을 판매하는 푸드 스탠드가 등장하고 있다"며 "소비가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재해석·공유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경험한 불닭은 다시 SNS와 입소문을 통해 해외로 확산되고 또 다른 소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했다.

삼양식품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 흐름에 발맞춰 체험형 공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명동 본사에서 불닭을 콘셉트로 운영한 '하우스 오브 번'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행사 기간 5일 동안 약 8000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80% 이상이 해외 관광객이었다. 현장 방문객들의 콘텐츠들은 SNS에 수천 건 이상 업로드됐다.

최 상무는 "하우스 오브 번'은 불닭의 화제성과 바이럴을 증폭시키는 브랜드 경험의 거점을 만든다는 관점에 집중해서 기획했다"며 "한국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답했다. 삼양식품은 한국 본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불닭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판매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최의리 삼양식품 IMX부문장 상무 /사진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이같은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을 '브랜드를 현실화하는 장소'라고 정의했다. 직접 경험하는 순간 소비자와의 관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내가 좋아하고, 콘텐츠로만 보던 브랜드의 공간에 직접 가면서 선망성과 팬덤이 만들어진다"라며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물 소비' 문화가 글로벌 확산의 주요 통로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제품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달하면 '한국에서 가져온 특별한 제품'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진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은 일부 외국인 관광객 특화 리테일 채널에서 불닭 전용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최 상무는 "불닭뿐만 아니라 또 다른 라면 브랜드 '탱글'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제품 사진을 보여주며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관광객 특화 채널에선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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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K푸드가 이제 독립적인 글로벌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진행한 글로벌 캠페인 'Hotter than my EX' 뮤직비디오는 공개 약 3개월 만에 조회수 2억뷰를 기록했다. 특히 불닭 관련 콘텐츠 상당수가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영상과 게시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최 상무는 "앞으로 K푸드는 관광·콘텐츠·리테일·라이프스타일 산업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며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양식품은 제품을 수출하는 회사를 넘어 한국에서 시작된 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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