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릇 2만원? 여름 서민 음식의 배신…"4천원에 즐기자" 집냉 '들썩'

차현아 기자
2026.06.03 07:00

지난 4월 기준 서울 냉면 평균 가격 1만2615원...4년 전 대비 15%↑
집에서 먹으면 70% 가격 절감…냉면·비빔면 등 신제품 출시 잇따라
모디슈머 트렌드에 '불닭냉면'·'육개장사발면냉면' 등 레시피도 입소문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외식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가정용 여름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자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식품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지역의 냉면 평균 가격은 1만261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2% 상승한 수치다. 2023년 대비로는 무려 15.5% 증가한 것이다. 일부 유명 냉면 전문점의 경우 물냉면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하는 등 여름철 대표 서민 음식으로 꼽히던 냉면의 외식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냉면 1인분 평균 가격/그래픽=김지영

이에 식품업계는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고품질 가정용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오뚜기는 최근 전문점 스타일의 면발과 육수를 구현한 '칡냉면'과 '쫄냉면'을 출시했다. 쫄냉면은 쫄면 사리를, 칡냉면은 고소하면서도 탄탄한 식감의 칡면발을 사용한 제품이다.

오뚜기 칡냉면은 2인분이 들어있는 1봉지 당 온라인 소비자 가격이 최저 7980원(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 배송비 제외)이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냉면을 사 먹을 때와 비교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을 경우 약 70%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삼립의 면 전문 브랜드 하이면도 여름을 겨냥한 막국수 신제품을 선보였다. '홍비빔 막국수'는 안동 지역의 특산물 '안동식혜'를 바탕으로 칼칼하고 시원한 맛에 3가지 과일(사과, 배, 매실)과 8가지 채소를 더한 제품이다. '들기름 막국수'는 들깨를 볶아 압착하는 홍천 지역의 전통 방식을 재현했다. 고소한 맛과 짭쪼름한 간장이 어우러진 감칠맛이 특징이다.

라면업계도 가정용 여름면 경쟁에 나섰다. 농심이 지난 3월 선보인 '배홍동막국수'는 메밀 면과 특제 비빔장을 내세워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오뚜기가 같은 달 부산 밀면 콘셉트로 출시한 '진밀면' 역시 출시 54일 만에 500만개가 판매됐다.

(왼쪽부터) 불닭육회냉면, 육개장사발면냉면. /사진=유튜브 쇼츠 갈무리

가정용 여름면 제품의 인기는 단순히 기성 제품 소비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변형 레시피의 유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 라면이나 냉면 제품을 조합해 새로운 맛을 만드는 '모디슈머(Modisumer)'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주목받는 조합은 '불닭냉면' 레시피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에 시판 냉면 육수를 부어 시원하면서도 매콤한 국물을 함께 즐기는 방식이다. 여기에 육회, 오이, 계란 등 고명을 얹어 취향껏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육개장사발면 냉면' 등 익숙한 용기면에 냉면 육수를 더해 시원하게 즐기는 변형 레시피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용기가 있어 조리는 간편하면서도 기존 제품과는 다른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른 무더위와 고물가 여파로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정용 여름면과 변형 레시피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