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3일 입법 예고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해당 시행령 개정안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10% 이상 또는 1000명 이상이 가입한 점주단체가 요구하면 본사가 반드시 협의에 응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협회는 이 같은 점주단체 단체 구성 요건이 단체 난립을 유도해 상시적인 분쟁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본질인 통일성과 경영 안정성을 무너뜨리는 '4대 독소조항'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체 가맹점의 10%(최소 30개)만 모여도 가맹점주단체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협회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대표교섭 구조와 달리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10% 단체와 협의를 의무화하면서도 그 결과가 다른 단체나 미가입 점주에게 미치지 않는 구조다. 동일 브랜드 내에서 최대 10개 이상의 단체가 난립해 서로 다른 요구를 반복할 경우 프랜차이즈의 핵심 경쟁력인 상품·서비스·가격의 통일성이 깨지고 소비자 신뢰마저 훼손된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협의 대상을 가맹계약서 기재사항 전반과 광고·판촉으로 확대한 점도 지적했다. 협회는 "필수품목, 광고·판촉, 운영기준, 교육체계 등은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경영사항"이라며 "이를 협의대상에 포함할 경우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시장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이 외에 동일 사안에 대해 180일마다 반복 협의를 허용한 조항은 가맹본부에 연중 내내 소모적인 협의에만 매달리게 하는 극심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브랜드와 무관한 제3자 대리인의 개입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도 영업비밀과 원가 구조, 신제품 전략 등 민감한 경영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정부에 네 가지를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맹점주 협회 관련 10% 구성 요건 철회 및 전체 가맹점의 35% 이상(또는 50% 수준)으로 상향 조정 △가맹본부 고유의 경영권과 브랜드 통일성 유지 항목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 △동일 주제의 재협의 제한 기간을 최소 1년 이상으로 확대 △외부 대리인 개입 제한 등이다.
협회는 "대표성이 없는 단체와의 협의를 의무화하는 방식은 상생이 아니라 갈등을 상시화하는 결과"이라며 "합리적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 회원사 및 산업계 전체와 연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14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가맹점 사업자 단체 등록 및 거래조건 변경 협의 절차에 관한 고시 제정안도 이날부터 24일까지 행정 예고한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점주 단체가 공정위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단체가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구할 경우 본부가 응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