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연매출 50조원을 넘어 국내 유통시장 왕좌에 오른 쿠팡이 지난해 말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이후 악재가 이어지며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인 미국 기업 쿠팡Inc는 국내 시간으로 5일 오전 202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쿠팡은 지난 1분기 매출 12조4597억원에 영업손실 35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3897억원으로 2021년 4분기 이후(4800억원 손실)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업계에선 쿠팡이 올해 2분기엔 이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해 말 정보유출 사태의 책임을 물어 부과한 과징금 6246억원을 재무제표상 충당금 등 손실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쿠팡의 올해 상반기 누적 손실액은 1조원이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지난해 말 개인정보 사건 여파로 이탈한 고객은 상당 부분 회복된 상태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5월 초 진행한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월 말 기준 탈퇴 회원의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다시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면 쿠팡의 마진 확대를 이끄는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의장은 본격적인 흑자 구조 전환 시점이 내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2분기 부담해야 할 과징금 규모가 쿠팡이 예측한 수준을 크게 웃돌았고 지난 7월 초 발생한 인천 32물류센터 화재란 돌발 악재가 이어진 점이다. 1분기 적자 규모는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2·3분기 적자는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란 의미다. 업계에선 인천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직간접 손실액이 2021년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손실액(약 3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유출 사건 과징금과 인천물류센터 화재 비용은 행정소송 결과와 보험금 처리에 따라 2~3년 뒤 흑자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올해 적자 규모가 예상치를 대폭 웃돌고, 내년에도 영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서지 못하면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최근 수 년간 압도적인 로켓배송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최근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경쟁력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격차를 좁히고 있는 점도 쿠팡으로선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로켓배송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만 돌발 악재로 발생한 연쇄 손실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올해 쿠팡의 최대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쿠팡의 실적은 향후 국내 로켓배송 물류망 확충, 대만 신사업 등 신규 투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업계에선 쿠팡의 2분기 실적과 컨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이 밝힐 회사 운영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