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처 맛집 좀 추천해줘"
예전 같으면 네이버 검색창에 '맛집'을 입력했을텐데 이제는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에 물어본다. AI는 수많은 식당 가운데 몇 곳을 추려 추천한다. 손님 입장에서야 편리하지만 가게 사장님에겐 달갑지만은 않은 변화다. AI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가게를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어서다.
신간 'AI가 추천하는 가게'는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동네 사장님들을 위한 책이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전문가 정원석 박사가 AI 시대에 손님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소개한다. 복잡한 기술을 배우거나 광고비를 쏟아붓지 않고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AI는 가게를 찾는 방식에 변화를 불러왔다. 기존 포털에서는 검색 결과가 수십 개씩 나열돼 순위가 낮더라도 손님 눈에 띌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AI는 질문에 맞는 가게 서너 곳만 딱 골라 답한다. 정 박사는 "목록의 백 번째 줄에 있는 것이나 답변에서 아예 빠지는 것이나 똑같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AI는 어떤 가게를 좋아할까. 유명한 프랜차이즈나 광고를 많이 하는 가게가 유리할 것 같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기준은 따로 있다. 바로 정보의 '정확성'과 '일관성'이다. 가게 이름과 주소부터 전화번호까지 인터넷 어디에서나 똑같고 영업시간이나 메뉴 정보가 최신 상태로 관리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 '행복카페', 다른 사이트에 '행복 커피숍'으로 등록돼 있다면 어떨까. AI는 두 가게가 같은 곳이라는 정보를 연결할 수 없다. 정 박사는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정보부터 바로잡으라고 조언한다. 거창한 마케팅 전략보다 기본적인 일이 먼저라는 얘기다.
손님들이 남기는 리뷰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리뷰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맛있어요'라는 짧은 평가보다 어떤 음식이 맛있었는지, 가게 분위기는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적힌 후기가 가게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범한 단답 리뷰 200개가 달린 미용실보다 구체적인 리뷰 60개를 가진 미용실이 AI에 더 잘 소개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손님이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하는 방법부터 리뷰에 답글을 남기는 요령,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관리하는 방법까지 안내한다. 카페·식당·미용실·공방 등 업종별로 확인해야 10분 체크리스트도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사장님들이 바로 하나씩 따라 해볼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런 변화가 작은 가게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시선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처럼 광고에 많은 돈을 쓰기는 어렵지만 가게 정보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데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점주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이 책에서 말하는 건 마케팅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정직하고 빠짐없이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다. 음식 맛에 자신 있는 식당이라면 어떤 메뉴가 인기 있는지, 어떤 재료를 쓰는지부터 제대로 기록하면 된다.
◇ AI가 추천하는 가게/정원석 지음/키메이커/1만원(e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