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휴일효과" 낯 뜨거운 기재부 브리핑

세종=김민우 기자
2015.08.21 03:20

"대형마트 매출액 전주대비 25.6% 증가, 놀이공원 입장객 45.7% 증가. 고속도로 통행량 518만대"

정부가 밝힌 지난 14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효과다. 면세점 매출액은 전주대비 16.5% 늘었고 백화점 매출액도 6.8% 증가했다. 매년 연말연초에 실시하던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앞당겨 14일부터 실시한 것과 맞물리며 외국인 입국자수도 8.5%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같은 성과를 홍보했다.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례적으로 공식브리핑까지 진행했다. 기재부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소비지출 효과가 2조원 증가했고 소비증대로 인한 3조9000억원의 서비스생산이 유발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자화자찬'식 브리핑에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담기지 않았다. 소비지출이 늘어난 만큼 서비스생산이 유발됐지만 조업일수 감소로 인해 제조업 등의 생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한 분석은 빠졌다는 얘기다.

미리부터 계획된 임시공휴일이 아닌 탓에 발생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자사회원 5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의 61%, 중견기업의 40%, 대기업의 23% 직장인들이 임시공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어린이집은 쉬는데 부모들은 출근해야하는 탓에 애를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임시공휴일 지정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정부의 이같은 브리핑이 더 낯 뜨거운 이유는 2년 전 대체휴일 도입을 놓고 재계와 노동계가 대립할 당시와 지금의 입장이 180도 달라져서다.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연간 공휴일이 3.3일 늘어나면 전체 기업의 생산감소액은 28조1127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이같은 입장을 어느 정도 수긍했다. 이로 인해 대체휴일제는 당초 원안인 모든 법정공휴일이 아닌 설·추석·어린이날만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로 축소됐다.

메르스 여파로 인해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과 시도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기재부는 우리나라 경제 전반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부처다. 정책을 설계할 때는 물론 성과를 평가할 때도 '명'과 '암'을 함께 보는 균형있는 시각을 제시해야한다. 국민들도 어설픈 과잉홍보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 한 누리꾼은 정부의 임시공휴일 성과발표 기사에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1년 내내 쉬면 수백조 효과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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