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2020년 중국경제의 목표

정영록 기자
2015.10.21 02:32

중국의 3분기까지 성장률이 6.9%로 발표되어 경착륙 우려를 자아낸다. 하지만 정부당국은 2020년을 목표로 한 13차 5개년계획 수립에 열중하고 있다. 이는 공산당 최고위 간부 3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곧 열리는 중앙위원회의 핵심의제이기도 하다. 사실 중국의 5개년계획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몇 가지 사실은 점쳐볼 수 있다. 특히 방향성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5개년계획의 주무기관은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 격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다. 그러나 당 중앙에서 재정·경제소위원회, 연구기관에서 총리실 산하 발전연구원(DRC), 기타 민간연구기관 등도 참여하게 된다. 수 차례에 걸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여론수렴 과정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부분적이나마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단초가 나온다.

우선 중국에 7% 넘는 고속성장은 더 이상 중요 목표치가 아니다. 사실 2010년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10년 내 경제규모와 1인당 소득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까지 이미 평균 7.5%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온 만큼 7% 이상 성장률 달성은 그다지 절실하지 않다. 당초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6.5% 전후의 성장률을 달성하면 충분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제규모도 이미 10조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6.5%만 성장해도 6500억달러가 증가, 웬만한 국가경제 하나가 늘어나는 셈이다. 2020년에는 위안화 기준으로 100조위안, 달러 기준으로 16조~18조달러 정도가 예측된다. 역내에서는 일본의 3배, 우리나라의 10배 정도 경제가 될 개연성이 크다.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을 넘어설 수 있느냐다.

1인당 소득 또한 지난해 7500달러를 넘어선 만큼 2020년에는 1만2000달러 이상 될 것이다. 세계은행 분류로는 고소득국가군에 진입하게 된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할 당시 목표가 2050년 1인당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30년 먼저 도달한 셈이다. 2020년에는 본격적인 중국 소비 시대를 이야기한다.

한편 지방경제 발전의 중점은 세 군데로 나타난다. 베이징·톈진·허베이성을 포괄하는 수도권 지역, 세계적 관심인 일대일로 관련 지역(주로 서남부 지역), 그리고 중국경제의 전통적 핵심인 상하이를 포함한 양쯔강 유역이다. 이 지역들은 각각 환경친화적 발전, 과잉설비 해소 및 빈곤지역 축소, 그리고 최첨단 신규산업 발굴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마디로 중국경제는 친환경, 친서민, 혁신이라는 큰 흐름 하에 지속발전을 추구한다.

물론 계획은 계획에 그칠 수도 있다. 우리나라가 5개년계획을 폐기한 것은 1993년으로 아직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만큼 5개년계획의 효용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좀 다르다.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 전통이 깊이 스며있다. 특히 구체적인 계획보다 방향성만 제기하고 연도계획을 통해 실현성 있는 프로젝트를 채택, 집행하는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중국은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술습득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돈이 넘쳐흐를 정도로 외환보유액도 과다하다. 습득한 기술과 충분한 자금력으로 어쩌면 우량 돌연변이형 경제적 성과도 달성할 수 있다. 당장 우리의 우위산업이 계속 우위를 유지한다는 안이한 판단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의 경제 실체를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 전제 하에 중국의 발전과 우리 경제의 발전을 어떻게 엮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가령 폭발적 중국 소비 시대에 대비를 얼마나 잘 하느냐도 큰 과제다. 정부 고위인사, 재벌기업 소유자까지도 방관자에서 탈피, 직접 나서 중국 사업만큼은 진두지휘해야 할 이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