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2014년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관한 통계를 발표했다. 2014년 말 기준 노동조합 조직률은 10.3%로 전년과 동일하다(전체 조합원 수 190만5000명÷조직대상 노동자 수 1842만9000명×100).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아지는 것은 세계적 추세며 실제로 거의 대부분 나라에서 조합원 수가 줄어드는 이 시기에 전년에 비해 조합원 수가 5만8000명 늘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서 이를 근거로 희망적이라고 표현한다면 선뜻 동의하긴 어렵다. 그 근거는 첫째, 전년에 비해 조합원이 5만8000명 늘었지만 조직대상 노동자 수도 44만800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영국·일본·호주 등 비교대상국의 경우 조직대상 노동자 수가 줄어들면서(2014 KLI 해외노동통계, 107쪽) 조합원 수도 감소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둘째, 통계는 전체 조합원 수의 56.5%(107만7000명)가 산별노조 등 초기업단위 노동조합에 소속돼 있으며, 민주노총만 보면 전체 조합원의 81.0%(51만1458명)가 이미 초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전환됐음을 알려준다. 즉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최근 10여년 동안 기업단위 틀을 벗어나 초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꾸준히 전환돼왔다는 것이다. 원시수공업 수준인 기업단위 노동조합 설립방식이 공장제 기계공업 단계의 초기업단위 노동조합 설립방식으로 재편되어 왔음에도 조직률이 제자리 수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그리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셋째, 과거에 비해 공무원과 교원 등 노동조합 조직대상이 확대됐음에도 조직률이 상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국의 조지 스티븐슨이 한 말을 뒤집어 “의지로 낙관하되 이성적으로는 비관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번에 발표한 통계에서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 또 있다. 조합원 50명 미만 소규모 노동조합 수가 전체의 51.1%(2753개)임에도 그 조합원 수는 전체의 2.5%(4만6734명)에 불과하고 반대로 조합원 1000명 이상 대기업 노동조합 수는 전체의 4.4%(236개)지만 그 조합원 수가 전체의 73.0%(139만474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작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처해 노동운동의 영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영세사업장에선 노동조합 설립조차 너무나 벅찬 현실임을 뜻한다. 더구나 단체협약 적용률(노사간 체결한 단체협약이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이나 비조합원에게까지 적용되는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최하위다 보니 불평등의 문제는 더 심각하게 고민되어야 한다.
노동조합 조직률은 높아져야 한다. 이를 단지 노동운동의 세력신장이란 관점에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조직률이 현저히 낮으면 노동운동은 예속과 굴종의 멍에를 쓰고 어용화되거나 아니면 포용력을 상실해 급진적인 방향을 선택하게 되는 등 편향이 발생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노사관계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됨을 걱정해야 한다. 협력의 한 축이 자리잡지 못하고서 협력적 노사관계는 불가능하다는 원칙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다만 과거에는 노동조합 조직률이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성장 중심의 국가정책, 군사독재정권의 노동운동 탄압, 노동운동을 불온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노동조합 설립을 어렵게 만들었던 노동법, 사용자의 탄압 등 외부적 환경요인이 지배적이었다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노동운동 내부요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가령 무한경쟁 시대에 걸맞은 단결의 논리 정립, 노동운동 내부의 차별 제거, 분리된 노동운동의 통합 노력, 노동운동의 양극화 해소 노력이 새롭게 보여야 한다. 노동운동이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여론을 등에 업지 못한다면 노동조합 조직률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