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우리나라 수출이 18.5%나 감소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수출부진이 올해 들어서도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연초부터 중국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더욱 하락하면서 미국 금리의 상승도 겹쳐 신흥국경제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등 세계경제 악화가 우리나라의 수출환경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유수입국의 교역조건을 개선하고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되는 등 경기부양 효과도 있다. 사실 지난해 미국경제나 유럽경제는 회복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성장세 하락,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경제 위축 등 석유수요 부진이란 요인이 작용하고 있으며 국제유가와 세계경제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이다. 2000년대 들어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중동·러시아·브라질 등 자원부국과 중국경제의 동반성장 패턴이 정착되고 자원개발기업, 조선 등 각종 기자재기업 등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패턴이 강화돼왔는데, 이러한 선순환이 역회전하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으로 유가가 하락하고 산유국이나 관련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다시 세계경제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수출산업은 중국과 자원부국의 고성장, 자원개발 관련 기자재 수요 확대 등에 대응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왔으나 이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시점에 와있다. 아울러 휴대폰·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주력 제품의 경쟁력도 정점에 도달해 혁신을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저유가 장기화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선순환에 적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저유가에 적응하면서 과거 고유가와 산유국의 고성장이라는 선순환 패턴에서 석유수입국의 성장활력을 활용한 성장패턴으로 이행하면 저유가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최근 석유수입국 인도·베트남·미얀마·필리핀 등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등 신흥국경제도 차별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국가들에 대한 시장개척 전략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의 고성장 마감과 성장패턴 변화에 대응이 중요하다. 중국 제조업 분야의 과잉투자 과정에서 우리나라 소재 및 부품 등의 생산재 수출이 급증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선순환은 최근 후퇴했기 때문에 중국을 대신하는 신흥 제조업 강국에 대한 수출 및 투자전략이 중요하다. 우리 기업이 베트남 등의 신흥 제조강국에 투자하면서 최근 우리나라 소재 및 부품 수출도 확대되는데, 이러한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는 거점국가를 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남미·서남아·중동·아프리카·동구 등에서도 확대해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추진하는 신실크로드 전략을 통한 신흥국의 새로운 개발전략의 효과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셋째, 최종 소비재 분야에서 혁신능력 제고가 과제가 된다. 중국의 생산재시장 성장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철강 등 과잉생산 품목의 수출확대 및 가격하락 압력이 장기화하는 한편 중국 내 소비시장이나 저유가로 혜택을 받는 선진국 소비시장이 견실하게 확대되는 데 대응해야 할 것이다. 최근 수출이 급신장하는 OLED TV 등의 경우와 같이 우리 기업 스스로 새로운 제품 이노베이션을 주도하면서 이와 관련된 소재 및 부품 경쟁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수출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제품 이노베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강점을 시대의 변화나 기술의 트렌드에 맞게 심화시키고 신기술과 융합해 나가면서 차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모습은 과거 각종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한 것과 비교해서 너무나 둔화된 측면이 있다. 드론(소형무인기)이나 로봇·사물인터넷(IoT)·태양광발전·전기차(EV) 등 혁신제품의 보급 및 인프라 확충 등에서 중국의 발빠른 움직임에 비해 뒤처지는 모습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변화에 대한 감도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