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환자, 국내서 치료할 길 열렸다…핵심 물질 국산화 성공

희귀암 환자, 국내서 치료할 길 열렸다…핵심 물질 국산화 성공

박건희 기자
2026.02.13 12:00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의약품 소재 '갈륨-68' 핵심 기술 모두 확보

 원자력연이 보유한 RFT-30 사이클로트론.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해 암 등 질병 진단을 위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이 보유한 RFT-30 사이클로트론.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해 암 등 질병 진단을 위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난치암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갈륨-68'의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난치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국산화할 길이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연은 첨단방사선연구소가 방사성동위원소인 갈륨-68 발생기의 핵심 요소 기술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갈륨-68은 붕괴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한다. 이는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암 등 난치암 진단을 위한 양전자단층촬영(PET)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갈륨-68은 반감기가 68분으로 짧은 데다 그 자체로는 보관이 어렵다. 환자 치료에 사용하려면 갈륨-68 발생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그간 한국은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갈륨-68 발생기는 방사성동위원소인 저마늄-68을 금속산화물에 흡착시킨 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륨-68만 선택적으로 용출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총 269억원을 투입한 과기정통부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육성 및 고도화 기술'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저마늄-68 생산기술 △저마늄-68 흡착 및 갈륨-68 분리·용출을 위한 흡착 소재 기술 등을 독자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흡착 소재는 천연 물질인 키토산과 금속산화물 타이타늄 전구체를 혼합해 마이크로 크기의 입자를 만든 뒤 열처리를 거쳐 입자 간 결합력을 높였다. 평가 결과 이 소재를 사용한 갈륨-68의 용출 효율은 약 70%로, 전 세계 시장에서 사용하는 기존 기술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또 용출 한 번으로 환자 6명분의 방사성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외국산 소재는 6개월이 최대 사용 기간이지만, 국산 소재는 약 1년간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소재로 용출한 갈륨-68을 이용해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와 공동으로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비임상 실험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국산 갈륨-68 발생기 핵심 소재의 유효성을 성공적으로 검증한 후 국내외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박정훈 첨단방사선연구소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장은 "향후 사이클로트론에 AI를 적용해 자율 운전 및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원료 물질인 저마늄-68을 대량생산 하면 국내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이번 성과에 대해 "방사성동위원소의 생산부터 방사성의약품 개발, 희귀·난치암 환자 진단·치료까지 전주기를 국산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희귀암 환자가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받고, 관련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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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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