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건 고쳐야 할 말입니다.

황희정 기자
2016.04.05 06:05

요즘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큰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속 말투도 유행한다. 바로 ‘~ 말입니다’다.

군대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다나까’ 말투다. ‘~다’와 ‘~까’로 문장을 끝내야 하는 것인데 의문형 문장의 경우 이중 ‘까’밖에 쓸 수 없을 때도 있고 문장의 제약, 무리한 사용으로 인해 일종의 변형인 ‘~말입니다’가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다나까’ 말투는 왜 쓰는 것일까. 군기를 세우기 위해, 특히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말투 자체로도 정중하고 명확함을 담기 위해 사용토록 한 게 ‘다나까’ 말투의 시작이라고 한다. 즉, 말투부터 기강을 잡는다는 것이다.

최근 국방부는 ‘다나까’로 말을 맺도록 하는 경직된 병영 언어문화를 개선하고자 ‘새 병영언어 생활지침’을 일선 부대에 내려보냈다. 기계적 말투인 ‘다나까’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막고 어법에 맞지 않는 언어 사용을 초래했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다나까’ 원칙을 접고 상황과 어법에 맞게 바꿔 사용하도록 교육할 것을 지시했다. 교육훈련과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선 ‘~다’ ‘~까’ 등 정중한 높임말을 쓰되 생활관에서 편하게 대화하거나 비공식적인 자리에선 ‘~요’로 말을 맺어도 된다. “말씀하시지 말입니다”와 같이 어색한 말투 대신 “말씀하세요”로 쓰면 된다는 것이다.

군대에선 강압적인 상하관계 분위기 개선과 사병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바꾸려는 말투가 드라마의 인기로 일반인들 사이에선 유행처럼 퍼진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국방부는 서열을 강조하는 군대식 높임말인 ‘압존법’ 관행도 바꿔나가기로 했다. ‘압존법’은 아랫사람이 윗사람과 제3자에 관해 말할 때 제3자가 윗사람보다 지위가 낮으면 윗사람 기준에 맞춰 그를 낮춰 부르는 용법이다. 이를테면 군대에선 김 일병이 박 병장에게 이 상병을 이야기할 때 “이 상병님은 안 계십니다”가 아니라 “이 상병은 없습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압존법을 경직되게 사용하다보니 신병들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서열’ 외우기에 바쁘다.

국립국어원은 압존법이 사적 관계에선 써도 좋지만 직장과 사회에선 언어예절에 맞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국방부도 여론을 의식한 듯 “압존법이 언어예절에 맞지 않다는 것을 장병들에게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군인들의 말투가 한결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질 것 같으나 드라마의 인기로 일반인들은 한동안 어색한 말투를 쓸 것 같다. 황희정 기자hhj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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