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집으로 배달되는 종이신문과 밤 9시 땡하면 시작하는 TV 뉴스방송이 '뉴스'의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달라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의 휴대폰을 켜고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이나 SNS로 공유해준 기사들을 읽는다. 종이신문과 TV 뉴스방송만 뉴스라고 정의할 수 없는 시대다.
지난달 22일 전북대에서 열린 방송학회 학술대회에서 김위근·양정애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이 발표한 '언론인과 이용자간 뉴스, 뉴스미디어에 대한 인식'이란 설문조사는 이런 생각에 확신을 심어준다. '포털이 뉴스미디어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경우가 언론인은 30%였지만 일반인은 68.4%인 것. 포털뿐 아니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등 SNS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한 언론인은 6.5%에 불과한 데 반해 일반인은 12.1%가 뉴스미디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이용 영역에선 무엇이 뉴스고 무엇이 뉴스미디어인지를 구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중요치 않다. 그럼에도 뉴스를 생산하는 영역에서는 이를 금과옥조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뉴스의 존재이유인 '이용자'가 포털과 SNS가 뉴스라는데도 '생산자'인 언론인들은 아니라고 부정한다. 아니 부정하고 싶을 게다. 전에야 언론의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IT기업들이 플랫폼 파워가 생긴 뒤부턴 얘기가 달라졌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광고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네이버는 해외 매출과 모바일 광고 매출에 힘입어 6727억원의 광고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상파3사 광고비를 다 합쳐도 네이버의 절반밖에 안된다. 페이스북, 구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과 구글은 미국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의 64%를 가져갔다. 이용자들이 모바일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광고시장의 중심축이 전통매체에서 자연스레 온라인·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다.
원인부터 짚어보자. 기성매체보다 빠르고, 트렌디하고, 기사를 다량 생산해내는 온라인 매체들이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포털 블로그나 SNS에선 기자보다 더 나은 필력을 자랑하는 글쟁이들도 넘쳐난다. 이용자들이 기존 언론을 통해 콘텐츠를 봐야 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언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각 분야 고수가 경쟁자로 등장했으니 기자들은 더욱 더 치밀한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해야 한다. 전문성이 핵심인 '퀄리티 저널리즘'이 절실한 이유다. IT기업은 스낵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 유통과 제작에 강하지만 아직 '퀄리티 저널리즘'에는 발을 들이지 못한 상태다.
'정보+광고'를 제공하는 네이티브 광고, 따로 팀을 꾸려 종합적인 홍보컨설팅에 나서는 브랜드 마케팅 등 새로운 광고 수익원도 필요하다.
버즈피드 창업자 조나 페레티는 "대다수 독자들은 자신의 시선을 끄는 것에 반응할 뿐이지 저널리즘 여부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냉혹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그것이 언론과 포털이 각자도생을 넘어 상생하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