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퇴직연금의 확대와 연금교육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2017.05.05 04:30

[기고]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근로자 노후자금 마련 방법의 하나인 퇴직연금 중 연금자산의 운용 책임을 근로자가 지는 DC형(근로자 책임형) 연금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입 초기만 해도 운용책임을 회사가 지는 DB형(회사책임형)이 대부분이었고 DC형 비중은 미미했다. 그러던 것이 작년 말 현재 적립금 규모로는 147조원 중 34%를, 가입자 수 기준으로는 619만 명 중 42%(2016년 4월 말)를 차지하기 이르렀다. 이 추세로 간다면 수년 내 퇴직연금의 절반 이상이 DC형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게 DC형 연금 비중이 늘어난 만큼 기업이 근로자에게 충분한 연금교육을 시키고 있느냐는 것이다. 본래 기업이 져야 할 연금자산 운용 리스크를 근로자들에게 전가 시키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에게 노후설계와 연금과의 관계, 연금관련 상품운용 등 기본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교육 시키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에서는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매년 1회 이상 가입자에게 퇴직연금제도의 운영 상황 등을 교육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의 교육이 서면 또는 이메일을 통해 형식적으로 이뤄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교육에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 결과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퇴직금을 왜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대다수 기업은 연금교육을 퇴직연금 사업자(금융회사)에게 거의 무상으로 떠맡기고 있다. 게다가 대면보다는 서면을 통한 형식적이고 효과가 거의 없는 교육으로 때우고 있다. 교육 내용도 제도 설명에 그치고, 가장 중요한 연금자산 운용방법 및 노후설계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연금교육은 어떻게 개선돼야 할 것인가? 가장 시급한 것은 경영진 및 노조가 연금교육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는 일이다. 연금교육은 비용 낭비가 아니고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육 활성화를 위해 경영진, 노조간부가 먼저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자산관리 효과를 체험하고 인식을 바꾸면 근로자에게 교육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왜 해외 선진기업에서 근로자들에게 노후설계 교육을 하는지 참고해야 한다.

둘째는 근로자에게 자기책임 의식을 고취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먼저 퇴직급여가 노후 생활에 얼마나 소중한 자금원인지를 인식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에 DC형 퇴직연금의 적립금 운용 책임이 근로자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연금자산 운용과 노후설계 전반에 대해 전문가 도움을 받을 방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셋째는 교육내용 개선이다. 연금교육이 제도에 대한 설명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노후설계, 연금자산운용, 연금 관련 세금지식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 위주로 교육을 바꿔야 한다.

넷째는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유료화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교육의 핵심은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DC형 퇴직연금 도입기업은 연금자산운용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긴 대가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 교육과 상담이 유료화된다면 이것은 자연스럽게 교육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금교육을 전문 교육기관에 위탁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물론 전문 연금교육기관이 그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교육과 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 퇴직연금사업자가 별도의 연금교육 전문조직을 만들거나, 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는 IFA(독립 투자 자문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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