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보편요금제와 알뜰폰 활성화 '엇박자 정책'

임지수 기자
2018.01.1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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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통신비 정책 관련 사회적 합의를 위해 마련된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보편요금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는 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 및 시민단체는 보편요금제에 찬성하며 오히려 같은 요금제 기준 음성 무제한, 데이터 2GB 등 혜택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법률로 보편요금제를 강제해 도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만 보편요금제를 의무 출시토록 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KT와 LG유플러스 등도 같은 요금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MVNO(알뜰폰)업계도 마찬가지다. 선택약정할인율 인상으로 이미 위기를 겪고 있는 알뜰폰업계의 경우 보편요금제 도입으로 추가 타격을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점유율 10%를 넘어서는 등 성장해온 알뜰폰 입장에서는 정부의 요금인하정책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1500개인 우체국 알뜰폰 판매 우체국 수를 추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망 입점 확대, 우체국 내 직영판매점 운영 등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결국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과 이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한 알뜰폰업계의 활성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정부는 제4이동통신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기간통신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는 보편요금제의 가장 큰 피해 주체로 제4이동통신을 꼽는 데 말이다.

 협의회는 다음 회의에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전제로 하는 경우의 수정, 보완사항과 함께 보편요금제 도입에 반대하는 경우의 대안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에 앞서 정부의 입장 정리가 우선이다. 직접적인 요금통제정책을 쓸지,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할지 명확한 기조를 밝혀야 한다.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겠다면서 동시에 이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알뜰폰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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