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건강한 노후, 지역사회 통합 돌봄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2018.12.03 04:51

이변이 없다면 앞으로 7년 뒤, 2026년이면 우리나라도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일본은 2006년, 독일은 2009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36년에는 영국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도 여기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인구의 14% 이상이 노인인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미국과 영국도 초고령 사회에 도달하기까지 100년을 예상한다. 우리는 2018년 고령화사회에 진입, 초고령사회까지 고작 8년이 걸릴 뿐이다. 대비할 시간이 7년밖에 없다.

서둘러 풀어야 할 문제는 '돌봄'이다. 신체기능 저하 등 이유로 타인의 돌봄이 꼭 필요한 인구 수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간병 중 살인을 하는 '간병살인'은 총 173건, 희생자는 총 213명이었다. 2006년에서 2010년 사이, 매년 10건 안팎이던 간병살인은 2015년 한 해만 21건을 기록하는 등 2배 이상 증가했다. '몇 분만이라도 쉬고 싶다'는 가족 간병인의 고백은 돌봄 부담을 더 이상 개인과 가족의 몫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호소다.

정부는 돌봄 불안과 부담을 해소하고 국가가 적정 수준 이상 돌봄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 즉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 정책이다.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최대한 오래,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정책은 치료가 필요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어르신의 시설 또는 병원 입소·입원 시기를 늦추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거주하던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돕는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주거와 돌봄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는 케어안심주택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새로 공급하는 노인 공공임대주택 4만가구를 케어안심주택으로 제공하고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집 안에서 낙상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손잡이, 미끄럼 방지 바닥재 설치 등 집수리 사업을 24만가구를 대상으로 2025년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건의료 서비스를 집에서 받을 수 있는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를 2025년까지 약 346만가구에 제공한다. 방문의료도 2020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5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인 11%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목표를 정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식사배달, 병원 이동지원 등 신규 서비스도 병행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은 보건복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책이다. 서비스 제공인력 확보와 처우 개선, 지역 인프라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서 노인의 57.6%가 다소 거동이 불편해도 약간의 도움만 있다면 살던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통해 가족, 이웃과 함께하는 노후를 보내는 어르신이 보다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사진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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