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작전 같네요”
지난 19일 공개된 3기 신도시 입지를 살펴본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혀 예상못한 지역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표 전날까지 광명 시흥지구와 하남 감북지구 등이 유력 후보지역이란 보도가 잇따랐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3기 신도시로 최종 낙점된 지역은 남양주 왕숙(1134만㎡) 하남 교산(649만㎡) 인천계양 테크노밸리(335만㎡) 과천 과천동(155만㎡) 등 4곳이다. 과천 이외엔 대부분 거론되지 않았던 위치다.
국토교통부는 공식발표에 앞서 보안에 많은 신경을 썼다. 신도시 관련 회의 참석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정보누출 금지서약을 받았고, 회의 종료 후 관련 문건은 곧바로 회수됐다고 한다. 담당자만 비밀번호를 아는 ‘007가방’에 서류를 담아 장관에 직접보고했다는 후문도 있다. 15년 만에 추진하는 신도시라는 정책 무게감을 고려해도 이례적인 행보다.
발표 당일도 이런 기조는 지속됐다. 오전 11시 공식발표를 예고한 국토부는 1시간 전인 오전 10시 기자단에 보도자료 ‘가안’을 발송했는데 입지, 공급량 등 핵심내용은 모두 공란으로 남긴 사실상 ‘백지’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의 존폐가 걸린 사안이라 보안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다. 9·21 공급 대책 발표 전후 과천, 일산 등에서 후보지 논의 내용이 유출돼 홍역을 치른 탓이다. 해당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이 연루돼 파장이 컸다.
사전에 개발정보가 유출되면 부작용이 크다. 미리 인근에 땅을 매입해 높은 토지보상비를 요구하는 ‘알박기’로 사업이 틀어질 수 있다. 2015년 개발이 중단된 하남 감북지구가 그랬다.
이런 점에서 마치 007작전 같던 국토부의 3기 신도시 발표 과정은 일면 수긍된다. 추가 발표될 다른 신도시 입지도 보안이 유지되길 바란다. 다만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 과정에선 비밀보다 '소통'에 방점을 뒀으면 한다. 토지보상, 교통망 확충 등 세부계획은 베일에 가릴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