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선사 노조도 변해야 산다

기성훈 기자
2018.12.27 16:19

"사측의 결단을 촉구한다. 꼼수 부리지 말고 조합원 요구 들어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관련 유인물 대표 문구다.

두 노조는 사측과 임단협을 진행하며 부분·전체파업 등을 1년 동안 반복했다. 구조조정 반대, 인력 추가 채용, 부당노동행위 재발방지, 사내 하청노동자 처우개선 등 이유도 다양했다.

사측은 나름 진정성 있는 안을 내놨다. 현대중공업은 20%의 임금반납 요청을 철회했다. 생산목표 달성 격려금도 제시했다. 임단협 타결을 위해 일감이 없는 해양사업부문 유휴인력 600명을 대상으로 유급 휴직에도 합의했다. 대우조선은 지급기준을 마련해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자기계발비 수당도 새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한동안 사라졌던 '크레인 시위'를 하며 대응했다.

한국 조선업은 올해 중국을 제치고 7년 만에 세계 수주 실적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 조선업체가 대형 LNG선 수주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목표를 웃돌았고 대우조선도 93%의 목표량을 채웠다. 이 같은 업황 회복 조짐을 틈타 노조가 구태의연한 '강경 투쟁'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3분기까지 270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대우조선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시추 설비) 부문은 여전히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016·2017년 부진했던 수주량에 따라 내년에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한다. 올해 수주 실적은 2020년이 돼서야 실적에 반영된다.

업계 전체적으로 완전한 흑자 전환을 위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그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조선업 훈풍이 조선산업 전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노사 갈등의 화살은 결국 고객과 협력사, 그리고 노조원에게 부메랑으로 날아온다. 이제 조선사 노조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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