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축분뇨, 정부 대응체계 구축 시급하다

류경선 전북대 농생명대학장
2020.06.23 14:03
류경선 전북대 농생명대학장 / 사진제공=전북대

농업에 대한 평가와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자급자족시대의 농업에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큰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평가됐지만, 상업농시대에는 전문화·규모화 경영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최근 농업·농촌 환경정책에서 공익기능 증대와 공해적 기능 감소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다. 이 연장선상에서 정부 부처는 물론 농업인간 긴밀한 협력 시스템 구축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융복합 시대의 농업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축산업은 기업화와 계열화를 통해 발전해오면서 가축 분뇨와 질병이라는 환경문제를 수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방역정책국)는 가축질병 문제를 다루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현장에서 이를 예방하고, 분석하고 대응하는 최전선을 담당한다.

기업화·계열화 된 축산업 가축분뇨 등 환경문제 수반

특·광역시와 각 도별로 가축방역, 질병진단, 축산식품검사 등에 상당한 조직과 인력도 배치돼 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광견병 등과 같은 질병 방역에 대해 나름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고 본다. 하지만 가축분뇨 문제에 대한 정부 근본 대응방식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가축분뇨는 국가적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증가, OECD 양분수지 악화, 양질의 수자원 부족 등의 문제를 야기해 왔으며, 지역적으로도 악취와 수질오염에 따른 환경문제, 경축순환 활성화문제 등 해결해야 될 많은 숙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고자 정부는 양분관리제 법안을 마련중이며 2~3년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양분관리법 제정과 관련된 법정업무가 효율적으로 수행되려면 가축분뇨 관리업무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간의 업무협력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가축분뇨 관리업무 중앙·지방정부간 협력시스템 구축해야

우리나라 농업기술은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각 지방 실정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 경종농업분야에서 농진청 연구와 지도사업은 도농업기술원 사업과 연결되었기에 가능했다. 쌀 자급목표 달성은 물론 식품산업, 6차산업까지로 그 영역은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축산환경 분야는 지자체 농업기술원에 관련 연구와 지도사업이 없다. 지역차원의 축산환경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다. 결과적으로 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도 농업기술원에 축산환경 문제를 다루는 조직을 신설하는 게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2015년 법인체로 축산환경관리원을 발족시켰다. 축산환경관리원은 민간중심의 자율적인 축산환경 관리 및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을 사업목표로 최근 몇년 새 그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업무로써 시·군단위 분뇨발생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통계자료 구축 문제, 가축분뇨 발생자·살포대행자·사용자의 의무이행 점검, 시·군 단위 양분관리정책 수립 등과 같은 행정업무에 기술개발과 보급업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정책시행이 절실하다.

정책수립·의무이행 점검·기술 보급업무 등 일관시스템 필요

한때 농경지 면적대비 양분투입량이 세계 최고였던 네덜란드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기양분기입제도(Mineral Accounting System)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축산환경 문제에 관련된 각 주체별 역할과 책임이 명시돼 있다.

축산농가는 분뇨발생량, 경종농가에서는 양분사용량 회계장부 등록업무, 환경경찰은 농가의 양분관리 이행점검 및 분뇨처리업자의 의무이행 등을 감시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제소까지 하게 돼 있다. 또 법원의 벌금부과 판결업무까지 모두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작동된다.

네덜란드 축산농가들은 이같은 엄격한 법과 제도속에서 선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축산강국으로 성장해 왔다. 필요한 법규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당사자간 약속이며, 그 약속이 지켜질때 국가경제는 물론 생활환경이 개선된다.

우리나라 가축분뇨 문제 해결도 여기에 그 답이 있다고 본다. 중앙과 지방정부 업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고, 이를 토대로 축산과 경종농가가 기술혁신을 실행할 때, 농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에서 농경지에 양분투입량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가축분뇨 처리 문제가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문제해결을 위해 가장 빠른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의 연구와 지도기능 임무를 추가하고 정부와 대학, 민간 연구자, 퇴·액비 사업자, 컨설턴트, 경·축산업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체계구축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