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정점) 대비 40%로 정했다. 도전적 목표지만 GDP(국내총생산)에는 0.07% 밖에 타격이 없다는 게 정부의 발표다. 고용은 현상 유지되거나 오히려 0.02% 늘어난다고 한다. 기업이익 등 부가가치의 총합이 GDP임에 비춰보면 산업계의 격렬한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 숫자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상향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는 '일반균형모형'(CGE)이 쓰였다. 한 기업의 비용이 다른 기업의 매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모델이다. 연구를 수행한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사회 전 부문에 탄소저감을 위한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세수를 고용전환 지원에 활용해 기업에 돌려주는 것으로 가정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이중배당'이라 부르는데,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거둔 돈을 기업들에게 환류해주면 성장률에 긍정적이란 논문이 많다"며 "이중배당이란 용어가 있을 정도로 통용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정의 타당성이다. 모델에서는 사회 전체가 탈탄소 비용을 일정하게 분담하는 것으로 가정했으나 실제로는 탄소 다배출 업종들이 비용의 대부분을 짊어지게 된다. 비용 몰아주기가 발생하는 셈인데, 통상 이 경우 경제전체에 발생하는 피해가 더 크다.
재원을 기업에 모두 돌려준다는 가정도 비현실적이다. 기업의 비용을 보전해주려면 법인세를 낮추거나 감축량에 따라 보조금을 줘야 한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대기업이 주로 혜택을 보게 된다는 얘기여서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 미지수다. 논란을 피해가려면 정부가 실업자들을 직접 지원해야 하는데, 소득이전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목표상향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발표치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상향안이 발표되고 확정되기까지 한달의 시간 동안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이다. 확정된 안을 뒤집잔 얘기가 아니다. 이제라도 계산서를 솔직하게 꺼내놓고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장미빛 청사진만으론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