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가 결정됐다. 각 후보에게 바라는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을 제시한다. 먼저 한국은 내수규모가 작은 개방경제고 대외 의존도가 높아 해외시장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가경제를 운영해야 한다. 한국은 기축통화국도, 안정적 대외채권국도 아니다. 빚을 감당할 수 없다고 세계가 인지하는 순간 국제신용도가 추락하므로 국가채무 비중이 중요하다.
문재인정부에서 예산을 무려 200조원 이상 늘렸고 각종 추가경정예산으로 국가채무는 1068조원을 넘어서 처음으로 GDP(국내총생산)의 절반 이상으로 과거 정부가 애써 유지한 재정건전성이 심하게 훼손됐고 국민 1인당 빚 부담은 매년 134만원이 늘었다. 공기업부채도 2023년 GDP의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돼 내년 공공기관에 세금 108조원을 부어야 한다. 다음 정부는 부실화한 국가재정을 정비해야 한다.
둘째, 경제문제는 선한 의도나 왕성한 의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려 저소득 근로층을 돕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으며 경제활력이 떨어졌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근로시간제한 정책도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일부 기업인의 횡포를 막는다고 모든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반시장적 정책과 코로나 사태로 많은 상공인이 위기에 처해 '아프니까 사장'이라고 한다. 법과 공권력만으로 복잡하게 얽힌 경제문제를 풀 수 없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 기업활동을 자극해야 한다.
셋째, 개인의 삶과 행복을 정부가 책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토머스 제퍼슨은 "정부가 우리에게 행복을 부여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의 권리가 타인에 의해 침해받지 않도록 하며 자립능력이 없는 사람들만 도우면 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다. 건강한데도 삶을 남에게 의지하는 자는 노예다. 국민 모두를 책임진다는 목표는 국민을 노예로 삼는 공산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넷째, 국민에게 유토피아 환상을 심어서는 안 된다.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노후보장, 무상의료, 공공부문 일자리, 비정규직 제로 등 각 집단에 특혜를 주어 유권자의 표를 얻는 것은 매표행위다. 혜택은 내가 받고 부담은 타인이 한다는 무책임한 국민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민 스스로 부담하지 않는 복지란 허상이다. 그리고 복지 지출은 소비성 지출에 치중되므로 복지가 과도하면 생산적 투자가 줄어 고용과 생산능력이 낮아지는 악순환적 경제 흐름이 일어나 성장잠재력이 훼손된다. 이것이 서구 복지국가들이 경험한 것이다. 사회복지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이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생산적 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독일 루드비히 에르하르트 총리의 말과 같이 경제가 발전하게 하는 경제정책이 가장 좋은 사회보장 정책이다. '복지천국' 약속이 아니라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국민을 격려하는 정치인이 훌륭한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