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몇달새 두 배로 올랐다. 서민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
몇달 전 한국은행에 걸려온 항의 전화다. 한은 직원은 "개별 금리는 돈을 빌린 은행에 말씀하셔야 합니다"라고 응대했지만 화가 난 민원인의 항의는 쉽게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민원인에게 금리인상을 통보한 시중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책임을 돌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6%를 기록하고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10여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한은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설령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기정사실에 가깝다.
국제유가 상승에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가세한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판단을 탓하긴 어렵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천문학적인 돈이 풀렸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려면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야 하는데, 희망대로 되지 않는다. 불안한 외환시장을 봐도 금리인상은 필요하다.
문제는 금리 0.5%포인트 인상이 갖는 의미가 10년 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2012년 7월에는 기준금리가 3%였다.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이자부담은 16.7% 늘어난다. 지금은 기준금리가 1.75%다.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이자부담은 28.5% 확대된다.
개별차주에 적용되는 시중금리는 기준금리와 다르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트렌드이던 2020년 대출받은 사람이라면 100%에 가까운 이자부담 증가를 겪었을 수 있다. 그해엔 기준금리가 0.5%까지 내려갔었다.
월급쟁이에게도 금리인상은 버겁다. 코로나19에 고통받고 빚으로 버티던 자영업자들은 지옥문이 열리는 심정일 것이다. 급기야 오는 9월이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도 끝난다.
금리 인상의 충격은 늘 가장 약한 곳을 노린다.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에 나서야 한다. 이자 부담 급증으로 가게가 문을 닫고,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는 일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