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국민들과 기업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분리 수거에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여전히 사용량의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관련업계는 배출, 수거, 선별 과정의 어려움으로 그냥 폐기되는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보다 훨씬 많기 때문으로 본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배출, 수거, 선별.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대표적 플라스틱 쓰레기인 페트병을 예로들면, 독일의 경우 페트병 재활용률이 97.4%에 달한다. 2003년부터 판트(fant) 보증금 환급 제도를 도입하고 적극적인 공병 수거 기계를 도입한 결과다. 일본의 페트병 재활용률은 89.8%다. 오래전부터 뚜껑, 라벨을 분리하지 않을 시 지자체에서 수거 자체를 하지 않을 정도로 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배출과 수거를 통제한다.
우리나라도 페트병의 재활용률은 전체 플라스틱 재활용률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 그런데 실상을 뜯어보면 아쉽다.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의 90%가 저품질 제품으로 재활용되기 때문이다.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일관해서는 재활용 생태계를 지속 성장시킬 수 없다. 또 저품질 재활용품으로는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만약 플라스틱이 자원인 아닌 쓰레기로 인식되는 순간 우리는 다시 한 번 쓰레기 대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페트병 분리배출을 의무화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제도가 정착되는데는 많은 시간과 다수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플라스틱 수거시스템 혁신을 위해 플라스틱 RVM(무인수거기·Reverse Vending Machine) 개발에 나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노버스가 쓰샘을 개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자원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쓰샘은 도심형 인공지능 폐기물 수집 로봇이다. 인공지능으로 사용자가 버리는 폐기물 중 투명 페트병만 골라내고 압축해 기기 내부에 적재하고 사용자는 투명 페트병을 쓰샘에 버린 대가로 포인트를 받거나 쓰레기봉투로 교환하는 등 보상을 받게 된다.
특히 쓰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둔 것 중 하나가 사용의 편리성이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바코드를 기기에 인식시키고 라벨 제거한 페트병을 투입하면 5초 만에 고품질의 페트병을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했다. 속단은 어렵지만 쓰샘 등 다양한 RVM 개발을 통해 페트병 재활용률을 최대 9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트병 수집을 통한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절감하는게 있다. 고품질의 페트병을 수집하고 자원화 하는 과정에서 규제샌드박스가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페트병을 운반하려면 폐기물 수집 운반업 허가가 필요하다. 일정 무게 이상의 수거차량을 등록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 고품질의 페트병을 수집해서 곧바로 원료 업체에 전달하면 좋겠지만, 선별장의 투명 페트병 전용 압축 라인을 거친 것만이 고품질 원료로 인증 받을 수 있다. 추가 유통단계가 필요하다는 거다. 이런게 다 비용이다.
폐기물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에 대해 규제샌드박스를 적용, 정해진 지역 내에서라도 다양한 실험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이노버스도 한국도로공사, 제주도청과 함께 다양한 공공장소와 관광지에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향후 투명 페트병을 대량으로 수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엔 다양한 시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입해 올바른 자원 재순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