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에 대규모 연회장을 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미국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리처드 리언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31일(현지시간) 국가역사보존협회(NTHP)가 공사 중지를 요구하면서 제기한 소송에서 의회의 승인 없이도 연회장 개조를 포함해 백악관을 손 볼 권한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리언 판사는 35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미국 대통령은 미래의 대통령 가족을 위한 백악관의 관리자이지 주인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권한을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판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의회의 승인 없이 백악관 동관을 철거한 데 대해서도 근거 법률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용인원이 200명 정도인 기존의 백악관 만찬장이 협소해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을 짓겠다며 지난해 10월 백악관 동관을 철거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비용을 기부금 4억달러(6000억원)로 충당해 별도의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연회장 신축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지난 1월 휴가 중 새 연회장을 장식할 대리석을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지난 2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선 취재진에 연회장 설계도를 직접 공개하면서 연회장 건설을 '주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NTHP를 '좌파 광신도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세금을 들이지 않고 전 세계 어느 연회장보다도 훌륭한 건물을 지으려고 했는데 소송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8%는 백악관 동관 철거 후 볼룸 신축 계획에 반대했다. 찬성은 25%에 그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내에 건설 예정인 대통령 기념관 조감도 영상을 공개했다. 미국 대통령은 통상 퇴임하면서 재임 당시 기록을 보관하는 도서관을 세운다.
100초 분량의 영상에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새겨진 47층 높이(88m)의 건물이 등장한다. 건물 내부 강당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팔을 치켜든 대형 금빛 동상이 서 있는 모습도 소개됐다. 입구로 추정되는 구조물 위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대형 금빛 동상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