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들과 SSM(기업형 수퍼마켓)은 한 달에 두 차례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심야시간(자정~오전 10시까지)의 온라인 주문 건에 대해서도 배송을 할 수 없다.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때문이다. 하지만 취지와 다르게 골목상권을 살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편익도 저해하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매년 점증해 왔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대상 1순위로 떠올랐다. 대통령실은 지난 7월 일주일간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 10가지 '국민제안' 투표를 받고 가장 표를 많이 얻은 상위 3가지 제안을 선정해 국정에 반영할 방침이었다. 총 10건의 국민제안 가운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안건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를 염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투표 과정에서 '중복 전송' 문제가 불거지면서 규제 완화가 보류됐다.
규제에 발이 묶인 대형마트는 지난 10년간 매장 수가 급감했고 매출이 정체됐다. 규제가 도입된 2012년 383개였던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17년 423개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408개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2017년 3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6000억원으로 제자리 걸음했다.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월 2회는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 채널과 식자재마트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보호하려던 전통시장이 성장한 것도 아니다. 2010년 전국 1517개였던 전통시장은 2020년 1401개로 쪼그라 들었다. 상권도 죽었다. 대형마트가 폐점한 지역 상권의 소매점 등은 매출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졌다.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 속에 꾸준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여론은 힘을 받았고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전국소상공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대·중소유통상생협의회'가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6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관계부처 중심으로 이해단체들과 의견수렴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대형마트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보지만 기대감이 크지는 않다. 소비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실익을 보지 못하는 이 같은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거대 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가로 막힐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나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유통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를 반대하는 거대 야당을 설득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거대 야당도 '진짜'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를 직시해야한다. 우리는 앞서 '광주 복합쇼핑몰 착공' 요구에서도 이를 목격했다. 호남권에 수십년간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복합쇼핑몰이 단 한개도 세워지지 않았고, 소비자들의 불편하다는 호소가 이어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후보 시절 "호남에도 복합쇼핑몰 건립을 통해 소비자의 실익을 증진해야한다"며 호남권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규제 완화가 국민적 염원임을 고려할 때 적법한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