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에 접어드는 6월, 전국 논과 밭에는 마늘과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농가들은 수확 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미 농촌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가 힘들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린다.
농번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농촌인력 중개센터를 154곳에서 170곳으로, 공공형 계절근로제 사업을 5개소에서 19개소로 확대했으며 외국인 계절근로자 체류 기간을 5개월에서 8개월로 늘리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고려하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농작업의 기계화인 것이다.
현재 논 농업의 기계화는 99.3%로 거의 완성되었으나, 밭 농업은 아직 63.3% 수준으로 갈 길이 멀다. 밭작물 농기계 개발을 위한 R&D 투자, 농기계 임대사업소 운영 등 그간의 노력에도 농작업 중에서 경운·정지, 방제 등은 기계화율이 높은 반면, 일손이 많이 필요한 파종·정식과 수확은 기계화 수준이 10%~30%로 낮다. 밭작물 종류와 재배방식이 다양해 기계 개발이 쉽지 않고, 영세한 농가가 다양한 기계를 구입할 여력이 부족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밭농업 기계화 확산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우선 마늘과 양파에 기계화 확산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통상 5~6월이 농업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인데, 그 중에도 마늘·양파 수확 작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마늘·양파 생산의 기계화는 이 기간의 인력부담을 상당히 해소해 줄 것이다. 또, 마늘과 양파는 작업단계별로 기계가 개발돼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작물이기도 하다. 이후 고추, 배추 등 타 작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먼저 밭 농업 기계화 중점 추진지역을 현재 6곳에서 2025년까지 전국 마늘·양파 주산지 27개 시·군 전체로 확대한다. 우선 내년에 토질 및 논 재배면적 등 기계화 여건이 유리한 15개 주산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통해 각 농작업별 농기계 구입을 지원하고 참여 작목반에 농기계를 5년 장기 임대로 제공해 단기간에 기계화율을 높여 나갈 것이다.
밭작물 농작업 기계화에 대해 농가 스스로의 기계화 의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추진한다. 기계 재배의 우수성 및 경제성 분석 실시, 전국 주산지 농업인 대상 시연회 개최 등을 통해 농업인이 직접 기계 사용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과 농협도 표준재배모델 보급 및 기계화 농작업 대행 등 밭 농업 기계화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보탤 것이다.
농산물 유통시설 개선을 통해서도 생산단계 기계화를 촉진하고 견인할 계획이다. 기계 수확이 완성되려면 산물(벌크) 그대로 수집, 저장, 유통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계 수확한 산물이 입고부터 저장·선별·판매까지 처리되는 스마트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지원을 올해 15개소에서 내년에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 APC 내에 기계 포장 지원으로 기존 수작업에 필요했던 일손도 크게 줄여 나갈 작정이다. 또, 산지에서 대형마트 등 대량 수요처에 직접 벌크로 공급하는 물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노동비의 비중은 논벼 22.6%에 비해 마늘은 53.4%, 양파는 53%에 달한다. 마늘, 양파 재배 농가 경영 안정과 일손 부족 해소를 위해 밭 농업 기계화가 절실한 이유이다. 밭 농업 기계화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의지와 농가의 인식 변화도 필수이다. 마늘, 양파 주산지부터 확실한 확산 성과를 내고 향후 완전한 밭 농업 기계화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