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쟁 한 달, '4월 위기설' 문제 없나

[사설] 전쟁 한 달, '4월 위기설' 문제 없나

머니투데이
2026.03.30 04:05
[경기광주=뉴시스] 김종택 기자 = 중동사태 여파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면서 포장 용기 및 종량제 봉투 등 1회용품 포장재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로 플라스틱과 타이어 등 주요 공산품의 기초가 된다.  사진은 27일 경기 광주시 한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모습. 2026.03.27.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경기광주=뉴시스] 김종택 기자 = 중동사태 여파로 석유화확 원료인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면서 포장 용기 및 종량제 봉투 등 1회용품 포장재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로 플라스틱과 타이어 등 주요 공산품의 기초가 된다. 사진은 27일 경기 광주시 한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모습. 2026.03.27. [email protected] /사진=김종택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석유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4월 위기설' 현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원유와 나프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이다.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으로 홍해까지 막히면 병목은 심화될 수 있다.

정부는 민간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에 맞춰 비축유를 방출하고, 나프타 수출을 5개월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인 수급 관리에는 유효하지만, 공급 구조 자체의 제약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 '산업의 쌀'인 나프타는 원유로 만드는데, 한국은 원유와 나프타를 중동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구조다. 중동산이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통상 3주 안팎이 걸리므로 당장 휴전이 돼도 수급 공백을 피하기 어렵다.

대체재로 거론되는 러시아산 나프타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품질과 금융 결제, 세컨더리 보이콧 문제 등으로 여의치 않다. 이미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장을 셧다운하거나 가동률을 낮춘 상태고 추가적인 감산 계획도 검토 중이다. 나프타를 원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에틸렌 등의 공급이 줄면서 제조업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다. 택배 포장재,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봉투 등의 제조 원가 상승은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킬 수 있다.

당정이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에 나프타와 희토류 등의 안정적 공급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것은 임시처방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호주 등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카타르 등 주요 산유·가스국의 LNG 공급 불확실성까지 감안해 에너지 믹스를 재설계해야 한다. 특정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나 특정 에너지원에 흔들리지 않도록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4월 위기설'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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