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이기도 하다. 아파트 가격은 오를 때나 내릴 때나 걱정과 한숨거리다.
우리 부동산시장의 작동 기제는 선분양이다. 과거 도시공간을 만든 주역이다. 노후 계획도시로서 재건축 대상인 분당과 일산은 선분양을 통해 수분양자의 돈으로 일궈낸 1기 신도시다. 자본력이 취약한 부동산개발회사들은 선분양에 의존해왔다.
분양은 경기에 민감해 한탕 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요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위기도 결국 미분양의 산물이다. 운용관리가 중요한 분양형 호텔, 상가, 지식산업센터조차 분양 이후 책임은 수분양자에게 떠넘긴다.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부동산개발은 대출에 의존하고 분양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리츠는 자기자본에 기초하고 운용관리 역량이 핵심이다. 안정성이 높고 주식시장과의 연결을 통해 부동산의 약점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
부동산은 한번 들어서면 오랜 시간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자산이다. 운용관리가 지속돼야 가치를 유지하고 상승시킨다. 리츠는 부동산을 장기 운영해 수익을 돌려주고자 만든 제도다. 소수 특정인이 아닌 일반 국민이 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제정해 도입했다.
리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시장 규모는 약 94조원에 달하며, 유가증권시장에 23개의 리츠가 상장돼 있다. 유수의 랜드마크 빌딩들이 리츠에 편입돼 국민의 안정적인 소득원이 되고, 많은 기업은 신규 투자재원을 확보한다.
리츠가 양질의 부동산을 보유할수록 수익은 투자한 일반 국민에게 온전히 돌아간다. 좋은 자산을 개발하고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주목받는 헬스케어와 데이터센터와 같은 신산업 자산까지도 리츠가 투자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대형앵커 이미 리츠들이 부동산개발에 참여하고 자산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갖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부동산PF에 대한 대안으로 리츠가 제시된다. 안정적 자기자본을 갖춘 리츠가 부동산개발을 주도하면 신뢰성과 건전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동산개발사업에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 2025년 말까지로 시한이 있고 공공의 관리감독이 느슨하며 불투명성은 문제로 지적된다. 해결방안으로 사모 위주의 개발 리츠는 검토해볼 만하다. 개발사업의 높은 위험으로부터 개인투자자 보호는 전제 조건이다.
수분양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부동산시장의 행태가 문제다. 부동산 위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운용관리가 중요한 비주거용 부동산개발사업은 분양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투자자를 위해 임대 운용과 관리에 전문성을 가진 리츠가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불안한 부동산시장에서 혁신의 도구로 리츠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힘을 받는다.